미얀마 군정, ‘충성시민’ 총기소지 허용에 신청자 쇄도

권총 실사격하는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

미얀마 군사정권이 정권에 ‘충성’하는 민간인에게 총기 소지를 허용함에 따라 당국에 총기 소지 허가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18일 미얀마 군정 산하 내무부에 하루에도 수백 건에 이르는 총기 소지 허가 신청이 접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무부 내부 인사의 제보에 따르면 이를 담당하는 내무부 사무실이 봇물 터지듯 밀려드는 총기 소지 허가 신청 업무 처리로 마비될 지경이라는 것이다.

미얀마 군정은 쿠데타 2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31일 ‘충성 시민’에게 총기 소지를 허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반군부 민주세력은 미얀마 최초 쿠데타 주역인 네윈 집권 시절에 만들었다 폐지된 1997년의 총기법이 되살아난 것으로 친군부 민병대 무장을 공식화하고 친군부 민간인들에게 총기를 쥐여주려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현재 미얀마 군부는 계속되는 반군부 민주세력과의 전투에서 사상자와 탈영병이 늘어나고 이를 대체할 신병 모집에도 실패하면서 현지 작전을 ‘퓨 소 티’와 같은 친군부 민병대에 적잖이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 2주년을 맞은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는 헌법까지 어기면서 군이 국정을 장악하는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했으며, 미얀마 전역 330개 타운십(구) 중 132개 구에서는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 인정하며 67개 구에 새로이 비상계엄 조처를 내린 바 있다.

또한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지난 15일 국영방송 MRTV 창립 77주년 기념사에서 반군부 민주세력과 이를 돕는 일부 국가를 미얀마 혼란 사태의 주역이라며 맹비난했다.
이런 일련의 조치와 발언이 총기 소지 허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선은 확대되는데 병력은 자꾸만 줄어들고 반군부 민주세력의 저항이 커지면서 친군부 민간인들에게 총기를 내어주고 도와달라고 손을 내민 꼴이라는 것이다.

이번 총기 소지 허가 정책으로 미얀마에 대한 투자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곤에서 10년째 사업을 해온 A 씨는 “민간인의 총기 소지가 허용되면 그로 인해 치안은 더욱 불안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더욱이 외국 사업은 파트너십이 생명인데 언제 총을 들이댈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업할 사람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미얀마 쿠데타 군정이 3년째에 접어들면서 서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정국 혼란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c.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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