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마지막 날 맹추위에 대설·강풍까지…하늘길·뱃길 차질

폭설에 제주공항 운항편 ‘올스톱’…여객선 운항도 대거 통제

한파에 수도관 동파 등 피해 속출…”25일 아침 추위 절정”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올겨울 최강 한파가 닥치면서 전국 곳곳에 동파 사고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많은 눈이 내리고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하늘길과 뱃길이 막히는 등 귀경길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눈바람 속 인사 나누는 귀경객
눈바람 속 인사 나누는 귀경객 (광주=연합뉴스) 설 명절 마지막 날인 24일 광주 서구 유스퀘어 종합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경객들이 눈을 맞으며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이날 광주와 전남 지역은 대설특보가 발령됐다. 2023.1.24 

◇ 최저기온 영하 20도 이하…일부 지역에 대설특보

전국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날 오전 6시 경기북부와 강원내륙·산지는 기온이 영하 20도 내외, 나머지 중부지방은 영하 15도에서 영하 10도 사이까지 떨어졌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강원 철원군(임남면) 영하 25.5도, 화천군(상서면) 영하 20.6도, 경기 포천 선단 영하 19.8도, 평택 청북 영하 17.9도 등이었다.

다른 주요 도시 최저기온은 인천 영하 16.2도, 대전 영하 11.7도, 광주 영하 8.0도, 대구 영하 8.9도, 울산 영하 5.6도, 부산 영하 4.4도다.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 체감온도가 기온보다 10도 이상 낮은 곳도 많았다.

전라권 서부와 제주도 등을 중심으로는 대설 특보도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이날 충남 서해안·충남북부내륙·전라·제주권을 중심으로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폭설 예보에 서둘러 귀경길
폭설 예보에 서둘러 귀경길 (제주=연합뉴스) 설 연휴 사흘째인 23일 오전 제주공항 국내선 출발수속장이 귀경객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기상청은 24일부터 25일까지 제주도에 한파와 함께 폭설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2023.1.23 

◇ 항공기·여객선 통제…귀경객 ‘발 동동’

제주 등지에서 강풍이 불고 폭설까지 쏟아지면서 제주공항에서는 이날 출발·도착 항공편이 전편 결항했다.

제주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공항에서 이륙하려던 국내선 출발편 233편과 도착편 233편 등 총 466편이 모두 결항했다.

제주공항 여객 터미널은 대체 편을 예약하려는 결항 편 승객들이 오전 일찍부터 몰려 크게 붐볐다.

풍랑경보 발효로 바닷길도 끊겼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제주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8개 항로 여객선 10척과 마라도·가파도 여객선, 우도 도항선 모두 운항이 통제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백령∼인천, 포항∼울산, 군산∼어청도 등 여객선 86개 항로 113척의 운항이 풍랑에 의해 통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전국 한파특보 발령, 동파된 계량기
전국 한파특보 발령, 동파된 계량기 (서울=연합뉴스) 전국에 한파특보가 발령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설공단 중부수도관리소에 동파된 계량기가 보관돼 있다. 2023.1.24 

◇ 계량기 동파 등 피해 속출…도로·탐방로 통제도

24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도내에서 전날 오전 9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한파·강풍 관련 119 신고가 모두 10건 접수됐다.

고드름 제거 요청이 6건으로 가장 많았고, 안전조치 3건, 수도관 동파 1건 등이었다.

지난 23일 오후 10시 13분께 오산시 금암동 상가에서 천막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를 했다.

같은 날 오후 5시 26분께 가평군 가평읍 한 아파트 5층에서는 수도관이 얼면서 터져 안전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인천에서 접수된 한파 관련 신고는 동파 2건, 고드름 제거 1건, 간판 탈락 1건 등 모두 4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간 기준 전국적으로 계량기 동파는 14건 발생했다.

궂은 날씨에 탐방로와 도로 통제도 잇따랐다.

이날 대설로 내장산, 다도해, 무등산 등 6개 국립공원 137개 탐방로가 통제됐으며 전북, 전남, 제주 등 도로 7곳도 통제 상태다.

제주 폭설…중산간도로 통제
제주 폭설…중산간도로 통제 (제주=연합뉴스) 설 연휴 마지막 날이자 폭설이 시작된 24일 오전 제주시 해안동 축산진흥원 앞에서 경찰이 산간도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23.1.24 

◇ 내일 아침 추위 절정…26일부터 풀려

궂은 날씨에 정부와 각 시·도, 자치단체에서는 장비와 비상 근무 인력 등을 투입하며 대비에 나섰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 5시 부로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단계를 2단계로 상향하고 24시간 비상 근무 체제를 가동하는 등 대설·강풍·한파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에 돌입했다.

또 한파와 폭설로 25일 출근 시간대 대중교통 이용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오전 7∼8시 이용객이 많은 5개 노선(282, 311, 312, 325, 415번)버스 운행을 각 1회 늘리기로 했다.

인천시도 1단계 비상 근무에 돌입했으며, 경기도는 합동 전담팀을 꾸려 한파 피해에 대한 예방 조치와 함께 피해 발생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한파가 25일 아침 절정을 이루며 같은 날 오후부터는 기온이 차차 올라 26일 평년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예보했다.

눈은 호남과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25일까지 쏟아지고 경기남서부와 충북에도 이날 밤까지 가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까지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수도관이나 계량기, 보일러 동파, 농축산물 냉해 등에 각별히 유의해달라”며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빙판길로 인한 안전사고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c)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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