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스타트업, 2023년 펀딩 고전할 것

올해 세계경제는 역풍이 불어 성장이 둔화하고 기업 가치가 급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벤처캐피털들도 투자처 발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내년에는 사정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CNBC가 동남아시아 지역 캐피털리스트들의 토론 발언을 들어 보도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인시그니아 벤처파트너스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파트너인 잉란 탄은 “스타트업을 비롯한 벤처기업에 자금이 쉽게 들어가고 고수익률로 회수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단언했다.

인도네시아에 본사를 둔 알파JWC 벤처스의 설립자 겸 파트너인 제프리 조는 “2023년에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기업들이 어떻게 기업 가치를 방어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아 성장할 것인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2022년 1~3분기 기업들이 벤처캐피털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3690억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전 세계 벤처캐피털 연간 투자 규모는 6794억 달러였다.

4분기가 누락됐지만,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규모다. 앤틀러 아시아의 파트너인 주시 살로바라는 “대부분의 벤처 펀드는 투자할 자본은 충분했지만, 그에 걸맞는 투자 기회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간 시장 데이터 플랫폼인 피치북에 따르면 벤처캐피털 펀드는 올해 3분기까지 1510억 달러를 확충했다. 이는 전년의 연중 자금 조달액을 초과한 수치다. 다시 말해 유동 자금은 풍부할 수 있지만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의미다.

연초부터 시작된 금리 상승과 기업들의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 속에서 빅테크를 비롯한 기술주들이 폭락했다. 전자상거래 대기업으로 뉴욕증시에 상장된 씨Sea)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20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까지 폭락했다. 자카르타 증시에 4월 상장할 당시 시가총액 280억 달러였던 고투는 상장 후 75% 이상 하락했다. 그랩은 상장 후 69% 떨어졌다.

벤처캐피털 회사들은 내년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수한 비즈니스 모델과 지속 가능한 수요 및 공급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시장이 침체된 상황을 이기는 생존자들이 다음을 약속받을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퀵 커머스 등 일부 비즈니스는 이미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퀵 커머스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30분 이내에 배달하는 배송 시스템을 이야기한다.

인도네시아의 퀵 커머스 업체인 바나나스는 지난 10월, 적자 누적으로 경제성을 상실하면서 전자 및 식료품 사업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서비스는 1월에 론칭됐었다.

인도네시아에 본사를 둔 전자 및 식료품 회사 해피프레시는 말레이시아에서 7년 만에 영업을 중단했고, 그랩은 인도네시아에서 퀵 커머스 서비스인 ‘그랩마트 킬라트’를 중단했다. 국제적으로 고퍼프, 고릴라스, 지피, 게티르, 잽, 바이크 등 여러 회사들이 비즈니스를 중단하거나 전략을 전환하고 대량 해고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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