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네시아 전기차 부품 수입관세 면제 제안… “가격 10% 인하 효과”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 정부에 전기차 부품 수입 관세 면제를 요구했다. 원가 절감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토대로 현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관세 인하로 이어질 경우 내년 시행 예고된 전기차 보조금 지급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판매법인(HMID)은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공화국 하원 위원회 VII(DPR RI Commission)와의 청문회(RDP)에서 전기차 부품 수입 관세를 면제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지 전기차 생산량 증대를 위해선 생산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통해 판매 가격 역시 최대 10% 인하될 것으로 예상, 현지 전기차 보급 확산에도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대차는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내년 생산 목표인 1650대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CKD(현지조립) 방식으로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다. CKD는 자동차 부품을 목적지에서 조립, 완성품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아이오닉5의 경우 생산원가에서 부품 수입 관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현대차의 관세 인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종 전기차 가격 인하 효과로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글로벌 전기차 허브를 골자로 한 전동화 전환 정책에 따라 내년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오는 2025년까지 250만대의 전기차를 보급, 2030년까지 전기차 점유율을 25%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에 앞서 사치세(PPnBM)와 전기차 차량 홀짝제 면제와 전기차 생산 및 보급 활성화를 위한 불완전조립생산(IKD) 자동차의 수입 관세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마련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에 이어 전기차 부품 수입 관세까지 면제되는 경우 현대차의 현지 전기차 시장 입지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일본 브랜드를 제치고 현지 전기차 시장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시장은 일본 텃밭이라고 불릴 만큼 일본 브랜드가 97% 이상 차지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판매에서만큼은 현대차가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7000만명으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풍부한 노동력뿐 아니라 거대한 소비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 기준 1인당 GDP는 4350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중산층 소비 구매력 증가 △도로 인프라 개발 △세계 최대 니켈 매장량 등 세 가지 요소가 맞물리고 있다는 점에서 신흥 전기차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0년 318대에 불과하던 전기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720대로 126% 세 자릿수 급증했다. 올들어 6월까지 판매량은 505대로 연말 1000대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THE GU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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