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인프라 재원과 정치적 안정, 물가안정에 도움

이화수 부행장/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 한인포스트 경제분야 칼럼리스트

2015년 2월 9일

신문으로 보는 하나은행 주간경제

먼저 최근 세계경제 동향을 살펴보겠습니다. 좌파 성향의 총리 선출로 촉발된 그리스의 위기 탈출 해법이 가시화 되었다가 다시 불투명해지는 것이 반복되고 있고, 우크라이나 내전에 NATO가 군병력을 파견키로 결정하는 등 세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마감하며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연초부터 세계 각국은 환율전쟁이라 이름할 정도로 기준금리 인하 또는 지급준비율 인하 등 통화 완화정책을 내놓으며 자국의 통화가치 상승을 방어하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2월 5일 지급준비율을 0.5%p 인하했습니다. 시중은행들로 하여금 대출 여력을 늘려주는 효과를 통해 유동성을 늘리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보다 앞서 루마니아, 스위스, 인도, 페루, 이집트, 덴마크, 터키, 캐나다, 러시아, 호주 등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내렸습니다. 변동환율관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자국 통화의 절상 속도를 늦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은 회원국 국채를 대규모로 사들이는 내용의 미국식 양적완화 정책을 지난달 발표하면서 각국이 ‘돈 풀기’ 움직임에 불을 댕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올해 들어 금리인하나 국채 매입 등 통화완화 정책을 발표한 나라는 이미 12개국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오는 17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새로운 정책 방향이 설정될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새로운 정권이 출범한 이후 긍정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유류보조금 축소에도 불구하고 시장가격은 오히려 하락하며 인프라 투자재원이 쉽게 마련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상되던 정치적 불안정성도 회피할 수 있었고, 물가상승도 피해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인도네시아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 우려되었지만, 최근 세계 각국의 금융완화 정책들을 보면 현재로서는 우려한 만큼 충격의 정도가 크지 않을 것이라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발표된 1월 물가상승율, 2014년 무역수지 등도 올해 인도네시아 경제에 더 많은 기대를 갖게 하는 소식들이었습니다. 무역적자 폭은 줄었고, 1월 물가상승율은 6.96%로 전월 8.36%보다 1.4%p 하락했습니다. 11월 유류보조금 축소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을 우려했던 염려가 벌써 사라져 버리는 것 같습니다.

이런 여건 속에서 루피아화 환율은 2월 5일 미달러당 12,635 루피아로 전주 대비 미달러당 53 루피아 상승 마감했습니다. 이는 인도네시아 국내요인 보다는 이미 간추려 드린 세계경제 상황이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루피아화의 선물환 가격도 물가 상승률이 꺾이면서 최근 6주 이내 가장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3일 현물환이 미달러화 대비 12,625 루피아일 때 1개월물 역외선물환 가격은 12,690 루피아를 보여, 지난해 12월 19일 이후 가장 강세를 보였습니다. 현물환 대비 선물환가격 차이가 좁혀진다는 것은, 해당 통화의 미래가치가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는 점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원화도 주중 변동 모습을 보시면 루피아화와 궤를 같이 하고 있음을 보실 수 있습니다. 2월 5일 미달러당 1,090.7원으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4.5원 하락 즉 평가 절상되며 마감했습니다. 100 루피아 당 원화는 전주 대비 0.09원 하락 한 8.7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10년 물 국채는 주중 지속적인 하락을 보이며 2월 4일에는 7%가 무너지며 6.97%로 마친 후, 2월 5일 7.03%로 마감했습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2월 4일에는 5,30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고, 2월 5일에는 5,280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거래량을 보시면 일평균 6조 5천억 루피아를 넘어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2014년 무역수지 발표

2013년 대비 상당 수준 개선… 루피아화 평가절하 따른 수입 억제가 큰 역할

2014년 인도네시아의 무역수지가 발표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 경제가 민간소비, 정부지출, 내외국인의 투자로 살아날 조짐을 보일 때마다 높은 무역적자로 한 숨을 쉬던 때를 기억하실 텐데요, 이제 무역수지도 그런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이 지난 2월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무역수지는 미달러 기준 18억 불의 적자를 보였습니다. 이는 2013년 41억 불의 무역적자 대비 상당 수준 개선된 내용인데요, 루피아화의 평가절하에 따른 수입 억제가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부문별로 보면 지난해 수입이 1,780억 불로 2013년 1,870억 불 대비 90억 불 감소했고, 수출은 1,760억 불로 2013년 1,820억 불 대비 60억불 감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전체 경제 규모 대비 22%의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부문을 확대하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합니다. 지난 2월 2일에는 각 기관장들과 각국에 나가있는 대사들을 불러모은 자리에서, 앞으로의 모든 외교역량을 수출증대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도 본격적인 세일즈 외교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자국의 통화가치 상승을 방어하려는 각국의 움직임 속에서 어느 정도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소비자신뢰지수 상승

소비자들, 물가안정에 대한 확신 내보여

지난 2월 3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1월 소비자신뢰지수를 발표했습니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향후 6개월 동안의 경제 또는 소비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한다고 해석되는데, 전월보다 3.7 포인트 상승한 120.2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내구재 구매지수도 108.2를 기록해 전월 106.4보다 1.8 포인트 상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인도네시아 전역의 18개 주요 도시에 소재한 4,600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인데, 1월 중 반영된 유가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소득이 늘어나고, 4월 정도가 되면 물가가 확연히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고 합니다.

Danareksa 연구소는 향후 6개월간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가 안정 외에도 2월이면 곡물 수확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1월 고용시장을 분석한 결과, 일자리 수가 증가했고, 임금도 어느 정도 상승했을 것으로 잠정 예상된다고 합니다. 또한 루피아화에 대해서는 향후 변동성이 축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민심이 천심이라고 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과 Danareksa 연구소의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 내용이 향후 실제에 있어서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 주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산운용업, 두 자리 수 성장 기대

주식시장의 활황 예상

인도네시아 자산운용업체들은 올해 낙관적인 경제성장을 감안해 자산운용 부문, 즉 펀드시장도 두 자리 수의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산운용 부문이 성장한다는 것은 주요 투자대상 종목인 주식시장의 활황이 예상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관심을 갖게 합니다.

BNI Asset Management의 경우 현재 9조 9천억 루피아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데, 신규 설정하는 10개의 펀드 등을 통해 올해 15조 루피아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즉 51%의 자산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것입니다.

Reita Varianti 대표이사는 “올해 신규 출범하는 펀드들 중 상당수가 사실 작년부터 준비해 오던 것들입니다. 유류보조금 등과 같은 문제로 인해 투자자들이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이월되어 온 겁니다. 2분기 정도 되면 온라인 펀드매매시스템도 도입될 예정입니다. 이런 준비들로 인해 올해 운용규모를 15조 루피아까지 늘리는 건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Panin Asset Management는 지난해 말 12조 2천억 루피아 규모의 자산을 올해 31% 늘려 16조 루피아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물가상승율이 어느 정도 안정화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국제유가도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이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 OJK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산운용시장 규모는 2014년 266조 루피아로 2013년 219조 루피아 대비 21% 증가했습니다. 시장관계자들은 올해 이보다 더 큰 성장폭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인데요, 주식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는 희소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IT투자 증가 예상

정보통신 부문 양적·질적 동반 성장 기대

인도네시아의 제조업체와 운송업체를 중심으로 정보통신 부문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습니다. 국제시장조사기관인 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향후 4년 동안 IT 부문에 대한 투자가 동반 확대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2월 3일 Frost & Sullivan의 Ajay Sunder 부사장은 “은행, 금융회사들은 앞으로도 정보통신 부문 투자를 단행하는 주요 주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제조업과 운송업 부문에서도 정보통신 관련 투자를 급속하게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예상 투자규모를 보면 2019년까지 제조업 부문에서 미달러 기준 5억 5천 2백만 불 그리고 운송업 부문에서 2억 5천 3백만 불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연평균 23%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성장율로만 보면 금융권에서의 예상성장율 17%를 넘어서는 수치입니다.

특히 운송업 부문에서는, 물류와 운송에 대한 정부 사업이 주축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부문과 관련해서는 향후 예상되는 자체 성장세에 부응하는 정보통신 부문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2013년 인도네시아 제조업 부문은 708조 루피아 규모를 보였는데, 향후 10년 안에 연 920조 루피아 규모로 확대되고, 이 중 420조 루피아는 수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제조업과 운송업이 성장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것만으로도 좋은 소식이겠지만, 이처럼 정보통신 부문이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하니 더 반가운 것 같습니다. 양적으로, 또한 질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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