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9월 회의서 0.75%p 인상해 한미 금리 역전 확실시
-美 기준금리 연말께 4∼4.25%포인트 전망…한국 남은 2차례 모두 인상해도 3%에 그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을 웃도는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다시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준이 예상보다 강력한 것으로 나타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앞으로 한층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돼 연내 한미 금리 격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지배적이다.
이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2.25∼2.50%에서 3.00∼3.25%로 상승, 한국의 기준금리(2.50%)를 웃돌아 금리 역전 현상이 재연된다.
통상적으로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높지만, 연준이 올해 지금까지 금리를 4차례에 걸쳐 2.25%포인트나 인상함에 따라 양국 기준금리가 7월 말부터 한 달가량 역전된 바 있다.
당초 9월 회의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폭은 0.5%포인트냐 0.75%포인트냐의 문제였다.
하지만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8월에 꺾일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성향을 한층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졌다.
당장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지난 13일(현지시간) 시장이 생각하는 9월 기준금리 인상 카드 중 0.5%포인트 인상은 사라지고 대신 1%포인트 인상이 부상했다. 선택지가 ‘0.5%포인트 vs 0.75%포인트’에서 ‘0.75%포인트 vs 1%포인트’로 바뀐 것이다.
이 중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 스텝’)이 시장의 중론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준 금리 변경 확률을 추산하는 페드워치에 따르면 0.75%포인트 인상 확률이 82%로 1%포인트 인상(18%)을 크게 앞섰다.
하지만 시장이 1%포인트 인상을 예상 가능한 카드로 고려했다는 점은 시사적이다. 1%포인트 인상은 연준이 지금과 같이 FFR을 통화정책 수단으로 채택한 1990년대 이래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영역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9월 회의에서 1%포인트 인상이라는 초강경수를 두지 않더라도 기준금리를 더 오래, 더 높이 올릴 것이란 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8월 물가 지표 발표 전 3.90%에서 발표 후 4.23%로 급등했다.
이에 기반해 향후 미국 기준금리의 경로를 예측하면 현재로서는 연준이 올해 남은 11월 회의와 12월 회의에서 모두 0.5%포인트씩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 올해 통화정책 회의가 2차례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회의 모두에서 인상하더라도 한국의 기준금리는 3.00%에 그치게 된다.
이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그동안 밝힌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예고 지침)를 고려해 인상 폭이 통상 수준인 0.25%포인트가 될 것으로 가정한 결과다.
이럴 경우 연말 미국 기준금리(4.00∼4.25%)와 한국(3.00%)의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벌어진다.
이번 금리 인상기 미국의 최종금리 수준 예상치가 올라간 점도 부담되는 부분이다.
연준이 지난 6월 공개한 점도표에서 제시한 최종금리는 3.8%가량이었으나,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4.46%까지 상승했다.
한국이 적극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으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미 기준금리가 이같이 역전돼 격차가 벌어지면 한국 금융시장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을 야기해 환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 그래도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에 육박하며 원화가 심각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 가치는 올해 들어 미 달러화 대비 16%가량 떨어져 주요국 통화 가운데 일본 엔화(-24%), 스웨덴 크로나화(-16%)와 다음으로 하락 폭이 크다.
최근 달러화의 초강세로 달러를 제외한 대다수 국가 통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지만, 이처럼 원화 가치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상 속도 차이 때문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표] 한미 기준금리 추이·향후 전망
금리결정 일시 | 연준 | 한은 | 금리차 |
07.13(한국) | 1.50∼1.75% | 2.25%(+0.50%p) | 0.50∼0.75%p |
07.27(미국) | 2.25∼2.50%(+0.75%p) | 2.25% | -0.25∼0.00%p |
08.25(한국) | 2.25∼2.50% | 2.50%(+0.25%p) | 0.00∼0.25%p |
09.21(미국) | 3.00∼3.25%(+0.75%p) | 2.50% | -0.75∼-0.50%p |
10.12(한국) | 3.00∼3.25% | 2.75%(+0.25%p) | -0.50∼-0.25%p |
11.02(미국) | 3.50∼3.75%(+0.50%p) | 2.75% | -1.00∼-0.75%p |
11.24(한국) | 3.50∼3.75% | 3.00%(+0.25%p) | -0.75∼-0.50%p |
12.14(미국) | 4.00∼4.25%(+0.50%p) | 3.00% | -1.25∼-1.00%p |
※ 향후 연준·한은 금리 결정은 전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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