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째 기름 값 인상 시위… “최저임금에 물가반영 검토”

헤루 부디 하르토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비서실장이 12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연료비 인상 철회 시위에 참석해 마이크를 들고 시위 참가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궁 제공

최근 휘발유 가격을 올리면서 시민들의 거센 저항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저임금 책정 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13일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의 성명에 따르면 헤루 부디 하르토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정부의 연료비 인상 반대 시위 현장을 찾아 시위를 주도한 인도네시아 전국노동조합연맹(KSPSI) 지도부와 만났다.

KSPSI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헤루 실장에게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며 이번 연료 가격 인상과 물가 상승에도 노동자들의 임금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삶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률 산정 방식을 변경해 달라”며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할 때 이전처럼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헤루 실장은 노동부와 경제조정부, 투자부 등 관련 부처와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할 때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합산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의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6년 11.50%, 2017년 8.25%, 2018년 8.71%, 2019년 8.03%, 2020년 8.51% 등 가파르게 올랐다.

그러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가파른 임금 상승을 막고 해외 투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노동법 등 70여 개 법률 1천200여개 조항을 일괄 개정하는 일명 옴니버스 법안을 마련, 2020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률을 정할 때 지역별 평균 가계소비를 반영하게 됐으며 새로운 법에 따라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평균 1.09%에 그쳤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난 3일 정부 보조금이 지원되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30% 넘게 인상하자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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