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가 싱가포르 관리하에 있던 비행정보구역(FIR- Flight Information Region) 관할권을 76년 만에 되찾았다.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은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1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맺었던 FIR 반환 협정을 비준했다고 8일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번 FIR 반환으로 인도네시아의 FIR 면적이 24만9천575㎢ 늘어나게 됐다며 “국가 세외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항공 항법 장비의 현대화와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FIR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전 세계 하늘을 국가별로 나눈 민항기 비행 공역이다. 모든 국가는 자국의 FIR로 들어온 민항기에 운항 정보를 제공하고 사고 때는 수색과 구조 활동을 해야 한다. 대신 이를 지나는 민항기는 해당 국가에 항로 사용료를 내야 한다.
이번에 인도네시아가 되찾은 FIR은 수마트라섬 동부 리아우주 일부와 싱가포르 남단의 리아우해협, 칼리만탄섬과 싱가포르 사이의 리아우 제도의 상공이다.
이 지역은 인도네시아 영토와 영해지만 1946년 아일랜드에서 열린 ICAO 지역항공항법(RAN) 회의에서 이 지역 상공을 싱가포르의 FIR로 결정됐다. 비행 안전을 위해 당시 기반시설이나 인프라, 인적 자원 등을 고려, 영국 정부 아래 있던 싱가포르에 위임된 것이다. 당시 독립한 지 얼마 안 된 인도네시아는 이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 인도네시아는 이 지역의 FIR을 되찾기 위해 문제를 제기했고 1995년부터 싱가포르와 FIR 재설정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협상에는 진전이 없었다.
조코위 대통령 취임 이후 2015년부터 싱가포르와 다시 협상을 시작했고 40여 차례의 회의 끝에 지난 1월 두 정상은 싱가포르가 FIR을 반환하는 대신 안전 문제를 고려해 싱가포르 창이 공항 인근 지역의 고도 3만7천피트(약 11.3㎞) 아래 지역은 이전처럼 싱가포르가 관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지난 5일 싱가포르가 먼저 양국 간 협정을 시행할 대통령령을 공포했고, 이날 인도네시아도 공포하면서 이 지역 FIR은 인도네시아로 넘어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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