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푸스(장티푸스)

July 24, 2022

처음 인도네시아에 와서 새롭게 접한 것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낯설었던 것이 티푸스라는 병이었습니다.

초등생 시절 TV에서 가끔 들어보고 그 이후로는 한의대 의료법 수업중에 법정 관리 질병이라고만 알고 있었던 병을 이곳 교민 사회에서는 마치 감기 말하듯이 얘기해서 매우 생소했던 기억이 납니다.
원래 “티푸스”라고만 말하면 ‘발진티푸스’를 의미합니다.

‘이’에 의해 전염되고 한냉지역의 비위생적인 환경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주로 발생하는 병으로 인도네시아에서는 미개지인 시골에서 드물게 보이는 풍토병입니다.
보통 교민 사이에서 말하는 티푸스는 ‘장티푸스’를 말합니다.

장티푸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보통의 경우 장티푸스의 70% 이상이 주로 장티푸스균에 오염이 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이 되고, 나머지 30% 정도가 환자나 보균자로부터 감염이 되고 있습니다.

장티푸스는 평균 1~3주 정도의 잠복기 후에 몸이 나른하고 식욕이 없어지며, 구토감, 두통·요통·관절통 등이 일어나고, 오한과 함께 발열을 합니다.

발열은 높아져서 5,6일이면 40℃ 전후까지 됩니다. 소장에 병변이 생기지만 설사가 나는 일은 적고, 오히려 변비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복통과 피부에 지름 2~4mm의 담홍색의 발진이 드문드문 나타나기도 합니다.
혀는 황색 또는 갈색의 두꺼운 설태(舌苔)에 덮이고 식욕이 없어집니다.

장티푸스의 진단은 일단 환자의 임상 증상을 통해 의심을 할 수 있고, 보통 병의원에서 시행하는 혈액 검사로는 백혈구 수치와 혈청학 검사가 있는데, 백혈구 수치는 염증의 유무 정도만 판단할 수 있고, 혈청학검사는 위양성이 많아서 둘 다 진단상 큰 의미는 없습니다.

장티푸스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세균 배양 검사를 해야 하는데, 초기에는 혈액에서, 1주일 후에는 대소변에서 균이 나타나지만, 항생제를 투여한 경우에는 골수에서 배양 검사를 해야 합니다.

치료는 절대안정과 항생제를 투여하며 평균 3-5일이면 호전되고 총 10~14일이면 치료됩니다. 통원 치료도 가능한데 가끔 너무 오래 입원하는 경우와 집에서 수액을 하루 종일 7일간씩 맞는 방법은 잘못된 치료방법이라 하겠습니다.

보통은 치료하지 않을 경우 3~4주에 걸쳐 증상이 자연적으로 경과하고 낫습니다만, 합병증으로 회장에 궤양이 생겨 하혈이나 천공(구멍)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한 중증의 경우 중추신경계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약하게 난청이나 이하선염, 장폐색, 관절염, 골수염, 급성 담낭염, 농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통계학상 장티푸스는 인도네시아 주민에서 1년에 1000명 당 7명의 비율로 발생한다고 보고 되고 있는데, 교민들의 인구를 3만명으로 가정할 경우 장티푸스 환자는 단순히 계산해도 1년에 200여명 정도입니다.

하지만, 현지인들보다 더 청결에 신경 쓰는 교민들의 생활을 고려하자면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보이므로 교민들의 장티푸스에 대한 공포는 많이 부풀어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장티푸스의 초기 증상은 심하게 체했을 때나 체하면서 감기가 같이 왔을 때 등의 증상과 매우 유사합니다.명치 부위의 압통이 있으면 체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증상이 있기 전에 평소 잘 체하는 음식을 먹지는 않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기침이나 가래, 콧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 때는 감기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설사를 하는 경우 단순히 배가 차거나 체했을 가능성도 있고, 물설사를 분출성으로 하는 경우는 장티푸스의 가능성도 있지만 세균성 장염이나 식중독의 가능성도 많습니다.

일단 장티푸스라고 하면 적어도 1주일 이상 독한 항생제를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장티푸스가 아닌 경우는 오히려 소화기계나 면역기계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단순한 발열, 복통 등의 증상 만으로 장티푸스로 확신하지 말고, 장티푸스가 의심된다면 이를 진단할 수 있는 장비가 있는 큰 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염병 하다”라는 표현에 나오는 염병, 또는 장질부사라는 말이 장티푸스를 의미합니다.
장티푸스는 오래 동안 우리 민족을 괴롭혀 온 만큼 장티푸스에 대한 한약 처방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임상 경험상 장티푸스의 급성기에는 양약으로 치료를 하고, 장티푸스 회복기나 양약 복용으로 인한 소화 장애와 같은 후유증에는 한방 치료가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신농씨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