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구스 총사령관, 재난 및 안보 위협 대응 위한 ‘통상적 경계태세’ 강조
– 육·해군 전력 수도 집결에도 정확한 병력 규모·경계 단계는 ‘비공개’
– 정부 “비상사태 아냐”… 일각선 “단순 훈련·경비 이상의 배경 있나” 주시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국군(TNI)의 대규모 병력이 수도 자카르타로 전격 전개되면서 현지 외국인 사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의 도청사건으로 수도권 치안과 정세를 둘러싼 각종 억측이 확산되자 군 최고 지휘부가 직접 진화에 나섰으나, 전개된 병력 규모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단순 경비 작전 그 이상이 아니냐’는 의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 총사령관 “재난 및 복합 위협 대응 위한 군사 대비태세 체계”
5일자 현지 언론보도를 종합해보면 아구스 수비얀토(Agus Subiyanto) 인도네시아 국군총사령관(대장)은 최근 불거진 수도권 병력 집중 배치와 관련해 마침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아구스 총사령관은 이번 조치가 “다양한 잠재적 위협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상시 가동되는 TNI의 고유 대비태세 체계에 따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군 내부 규정상 ‘경계태세(siaga)’의 정의를 언급하며 “국가가 부를 때 병력과 주요무기체계(alutsista)가 지체 없이 투입될 수 있도록 최적의 준비 태세를 유지하는 통상적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군이 주시하는 잠재적 위협의 범주가 군사적 충돌이나 직접적인 치안 불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구스 총사령관은 “우기에 빈번히 발생하는 홍수, 산불, 쓰나미 등 자연재해 역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요인”이라며 “이와 함께 사회적 갈등, 테러리즘, 극단주의 및 국가전복 기도 등 인적 요인에 의한 다변화된 안보 위협 전반을 폭넓게 상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 조치가 수도 자카르타의 급박한 비상사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무함마드 나스(Muhammad Nas) 국군정보관리센터장(소장) 역시 병력 이동의 근거로 거론된 ‘3단계 경계태세(Siaga 3)’에 대해 “군사 대비태세 체계상 지극히 일상적인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 1~3단계 경계태세 언급하면서도… 현 적용 단계는 ‘함구’
그러나 군 수뇌부의 이 같은 원론적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중과 안보 전문가들의 불안감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자카르타 중심부와 외곽에 전개된 병력의 규모가 통상적인 순찰이나 경계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TNI의 규정에 따르면 경계태세는 총 3단계로 구분된다.
상황이 안정적이며 일상적인 임무를 유지하되 부대 이동에 일정한 제약이 걸리는 ‘3단계(Siaga 3)’, 긴장 징후가 포착되어 병력과 주요 화력 장비 일부가 즉시 투입 대기 상태로 전환되는 ‘2단계(Siaga 2)’, 그리고 긴장이 최고조에 달해 전 병력이 출동 대기를 완료하는 ‘1단계(Siaga 1)’로 나뉜다.
주목할 점은 아구스 총사령관이 이러한 체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도, 수도에 적용된 구체적 단계를 공개하는 대신, 우기철 자연재해 등 복합적 잠재 위협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만을 거듭 강조했다. 정확한 투입 병력 규모나 집결 목적에 대한 상세한 수치가 제시되지 않은 점 또한 의구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 육·해군 전방위 전개… 정부 “정상 치안 유지 중” 강조
이번 전개 작전에는 지상군뿐만 아니라 해군 전력까지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 해군(TNI AL)은 국가의 전략적 안정과 해양·수도권 안보 확보를 위해 자카르타로의 병동 이동이 공식 실행됐다고 확인했다. 다만 해군 측은 이번 이동이 “통상적인 안보 임무 외에도 인근 반텐주 땅그랑(Tangerang) 및 판데글랑(Pandeglang) 일대에서 예정된 대규모 군사 훈련 준비와 연계된 조치”라고 부연했다.
인도네시아 육군(TNI AD) 역시 이번 전개가 자카르타 내 상황 변화에 즉응하기 위한 선제적 대비태세 확립 차원임을 명시했다. 육군은 모든 작전 행동이 헌법과 국방 법령에 명시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적법하게 수행되고 있으며, 사회 전반의 안정과 우호적인 민생 여건 조성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수습도 이어졌다.
유스릴이자 마헨드라(Yusril Ihza Mahendra) 법무인권이민교정조정부 장관은 “현재 자카르타의 전반적인 치안 및 안보 상황은 지극히 평온한 일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이 동향이나 우려할 만한 동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시민들의 동요를 경계했다. 다만 유스릴 장관은 “병력 전개의 군사 작전상 구체적 배경과 내막을 설명할 공식적인 권한과 책임은 국방부 장관과 국군총사령관에게 있다”며 일정 부분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 투명성 결여된 대규모 이동… “위협의 실체 밝혀야” 목소리
인도네시아 군 수뇌부와 정부가 입을 모아 ‘비상사태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군사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최고 통수권 차원의 사전 징후나 대형 정쟁 이슈, 대규모 시위 예고가 가시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대규모 병력이 수도로 집중 배치된 배경이 명쾌히 설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국면은 크게 두 가지 시각이 팽팽히 맞서는 양상이다. 국가 전략 자산과 행정 기능이 집중된 수도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TNI 본연의 상시 위기관리 체계라는 군의 입장과, 막대한 군사력이 도심에 전개되는 상황에서 대중이 그 구체적 사유와 안보 맥락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는 국민의 알 권리가 충돌하고 있다.
결국 사태의 핵심은 단순한 병력 배치의 사실 여부를 넘어섰다. 총사령관이 언급한 ‘포괄적 위협’이 과연 단순 재난 대비 수준인지, 아니면 수면 아래 잠재된 정치·사회적 격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지, 그리고 현 상황이 수도 자카르타에 대규모 군사력을 집중 배치해야 할 만큼 급박한 것인지에 대한 군 당국의 보다 투명하고 구체적인 설명이 요구되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번역부,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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