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앞으로 유통기한이 최소 3분의 2가 남은 코로나19 백신에 한해 기증을 받기로 했다.
30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보건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날 국회에 출석해 올해 1∼3월 코로나19 백신 1천930만회 분량의 유통기한이 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들 물량의 97%는 선진국들로부터 기부받은 물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달에는 150만회 분량 백신의 유통기한이 추가로 만료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통기한이 만료된 백신은 대부분 아스트라제네카(AZ)와 모더나 백신이다.
이들 백신은 미국, 호주 등 선진국이 개별적으로 줬거나, 코로나 백신 국제프로그램 코백스(COVAX)를 통해 기부한 것들이다.
앞서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부 장관은 “작년 11월부터 백신 폐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열심히 접종했지만, 선진국이 보낸 백신 자체가 유통기한이 임박한 것들이어서 미처 기한 내 사용하지 못한 게 많다”고 해명했다.
이날 국회에 출석한 외교부 관리 누라 수와자이는 “4월까지 선진국으로부터 백신 기부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유통기한이 최소 3분의 2 이상 남은 백신만 받겠다고 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접종 속도와 보관 능력 등에 비춰 4월까지는 코로나19 백신 기부를 더 받을 수 없다며 백신의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는지 식약청이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개발도상국도 마찬가지다.
유니세프 관계자는 빈곤국들이 작년 12월 코백스가 나눠주려는 1억회 이상 코로나19 백신 기부를 거부했고, 이는 주로 짧은 유통기한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