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시장 노린다..대세는 ‘할랄’ 식품

식음료업계가 무슬림 시장 선점을 위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 추산되는 인구가 18억명이 넘는데다 합계 출산율이 3명으로 미래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는 합계 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0.8명에 그친다. 식음료업계는 대체육, 비건 식품의 수요에 힘입어 ‘할랄’ 식품을 개발하며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먹는샘물 업계에서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할랄 ‘HAS’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을 취득하려면 동물성 원료가 들어가지 않음을 증명해야 한다. 중동과 동남아 등 이슬람 문화권 국가 진출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제주삼다수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서는 2017년 할랄 인증을 취득한 뒤 최근 관련 인증을 갱신했다. 제주삼다수 관계자는 “할랄 최고등급인 ‘A등급’을 3회 연속으로 받으면 주어지는 ‘HAS’인증을 국내 먹는샘물 업계에서는 최초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먹는샘물과 관련한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물과 직접적으로 접촉해있는 생산설비 및 여과 필터, UV Lamp 석영관의 재료에서 동물성 원료가 들어가지 않음을 증명해야 한다.

앞서 hy(구 한국야쿠르트)도 지난해 KMF(한국이슬람중앙회)에서 자사 제품 ‘Hy 콜드브루 아메리카노(Hy 콜드브루)’의 할랄 인증을 마쳤다. 전세계 18억 명으로 추산되는 무슬림 국가 진출을 위해 박차를 가한다.

KMF할랄 인증은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 JAKIM과 협약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동등한 효력을 가진다. 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에서 유효하다. hy는 아메리카노 외 라떼 2종에 대한 KMF 인증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비건 인증을 받은 100% 식물성 ‘비비고 만두’ 제품을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에이어 미주와 유럽, 할랄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육류는 검역 문제로 수출 규제가 많지만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제품은 사실상 전세계 모든 국가로의 진출이 가능하다.
라면업계도 할랄 시장 정복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세계에서 라면 소비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다. 세계 즉석 라면협회에 따르면 2019년 연간 인도네시아 라면 소비량은 125억 2000만 개로 중국(413억 5,000만 개)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불닭’ 시리즈로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은 라면업계 최초로 할랄 인증 절차를 마쳤다. 지난 2017년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기관 MUI로부터 불닭 브랜드 3종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신세계푸드는 2018년부터 글로벌 할랄푸드 시장 공략을 위해 말레이시아, 중국, 싱가포르, 태국, 대만, 부탄, 미국,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등지에서 ‘대박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이 라면은 글로벌 3대 할랄인증의 하나인 말레이시아 자킴(JAKIM) 할랄인증을 받아 출시 2년 만에 연간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할랄 식품 산업 규모는 2023년 3조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할랄 경제의 국경은 사라지는 추세 속 국내 식품업계는 할랄 시장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구의 지속적인 감세 속 채식 인구는 늘고 있다”며 “인구 18억 명에 달하는 할랄 시장은 식품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