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바틱과 함께하는 한복 패션쇼’

노비타 유누스 디자이너의 바틱 (출처: 연합뉴스)

송현수 / JIKS 10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문화 활동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매년 10월을 ‘문화의 달’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문화의 달을 맞은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은 ‘바틱과 함께하는 한복 패션쇼’를 개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 시각) 자카르타의 한 외곽 스튜디오에서 패션쇼가 열렸다. 패션쇼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전 촬영해 이후에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22일 문화원 유튜브 등의 SNS를 통해 공개하며, 30일에는 인도네시아 민영방송 R-TV에서 30분간 특집 방송으로 다룬다.

7일 패션쇼에 오른 60점의 한복은 이효재 디자이너가 제작했다. 이효재는 한복 디자이너이자 보자기 공예 아티스트이며, 살림 예술가로도 활동한다. 성북동에 위치한 그녀의 일터이자 집은 해외의 귀빈들이 한국에 왔을 때 우리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꼭 방문하는 곳이다. 그녀는 지난 2009년 배우 배용준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이라는 여행서를 내는 것을 도와 한국의 문화를 널리 알리는 데에 힘쓰기도 했다.

이번 패션쇼에서, 그녀는 인도네시아 내 한국 드라마의 높은 인기를 고려해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속의 한복을 선보였다. 한글과 무궁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한복, 실용 한복 등도 무대에 올랐다.
20점의 바틱은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바틱 디자이너, 노비타 유누스가 만들었다.

유누스는 인도네시아의 전통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 문화유산을 보존하겠다는 의지로 2009년 ‘Batik Chic’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한 인물이다. 그녀는 지난 10년간 아시아, 유럽, 호주, 아메리카 등에 이름을 알리며 자신의 브랜드를 확장했다.

그녀는 조선 시대와 같은 시기의 바틱부터 현대적인 바틱까지 폭넓은 종류의 바틱을 제작해 이번 패션쇼에 올렸다.

이효재 디자이너의 한복 (출처: 연합뉴스
이효재 디자이너의 한복 (출처: 연합뉴스

이효재 디자이너와 노비타 유누스 디자이너는 협업을 진행해 각각 바틱 천으로 만든 한복과 한복 원단으로 만든 바틱을 만들어 선보이기도 했다.

김용운 문화원장은 “한복과 바틱을 한 자리에 선보이면서 두 전통 의상의 콜라보를 최초로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패션쇼가 양국 문화 교류와 우호 증진의 좋은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틱은 인도네시아의 전통 염색 기법과 그 기법을 이용해 만든 천이나 옷을 두루 가리킨다. 식물, 동물, 기하학무늬 등 독특한 문양을 가진 것이 특징이며, 수천 개가 넘는 무늬와 색을 가진다. 2009년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바틱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는다. 인도네시아 학교와 회사 등은 매주 금요일마다 ‘바틱 데이(Batik Day)’를 운영한다. 사람들은 이날 바틱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등교하거나 출근한다.

인도네시아인들은 바틱 데이가 아닌 날에도 바틱을 자주 입는다. 사람들은 아기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문양이 새겨진 멜빵으로 아기를 업으며, 장례에서는 고인을 바틱으로 감싼다. 결혼식과 예술 공연에 특별한 무늬의 바틱을 입고 가기도 하고, 공식적인 행사가 열릴 때 드레스 코드를 바틱으로 선정하기도 한다.

그만큼 바틱은 인도네시아인들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존재다. 바틱 기술은 인도네시아인들의 문화적 정체성과 창의성을 대표하는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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