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인도네시아의 니켈 원광 수출 규제에 반기를 든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가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 공급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배터리 업체들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6일 메드컴(Medcom) 등 인도네시아 매체에 따르면 무하마드 룻피 통상부 장관은 “우리는 EU와의 분쟁에 직면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최고의 팀을 동원해 인도네시아의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작년 1월부터 니켈 원광의 수출을 금지했다. 현지 제련소에서 제련을 거치도록 하면서 유럽 국가들은 반발했다. 가공되지 않은 원료의 수출을 지나치게 제한해 철강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니켈은 스테인리스강의 주요 합금 재료로 쓰인다. EU는 지난달 WTO에 인도네시아의 수출 규제를 조사할 패널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룻피 장관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조치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룻피 장관은 “천연자원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고자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믿는다”며 “니켈 수출 문제와 관련 우리의 대응을 모두 설명하고 방어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법적 분쟁에 적극 대응해 니켈을 사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이다. 2019년 80만t의 니켈을 수출했다.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며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의 가치는 상승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국제 니켈 가격은 2016년 2월 t당 8000달러대에 머물렀으나 2019년 1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3일 t당 1만7623달러로 거래됐다.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니켈 매장량을 발판으로 아시아 전기차 허브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 미국 테슬라 등과 접촉하며 투자를 주문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10월 안탐(Aneka Tambang Tbk)과 니켈 광산 합작사 설립을 위한 주요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했다. 두 달 후 배터리 산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현대자동차와 합작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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