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도 경제성장률도 줄줄이 하향 경고등

(2014년 9월 16일)

국내 기업 실적과 경제성장률 전망이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한국 경제가 경기회복 궤도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 정도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 상장 계열사 중 증권사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46개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72조9,700억원이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76조8,600억원에서 4조원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한국 경제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실적은 특히 걱정스럽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29조3,200억원에 불과해 지난해 대비 20%나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3·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어닝쇼크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마당이다. 주요 증권사의 평균 전망치는 5조6,600억원으로 지난해의 분기당 9조원과 비교하면 급전직하라 할 만하다.

기업들의 예상 성적표가 이런데 경제성장률이 나아질 리 없을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민간연구소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추가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내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데다 유럽 경제 부진,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등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DI 내부에서는 올 연간 성장률이 기존 예상치인 3.7%를 0.1%포인트 안팎 밑돌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벌써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우리 경제성장률을 더 내렸다. 지난달 말 기준 10개 해외 IB들이 제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3.7%로 전월 말의 3.8%보다 낮다.

한국 경제는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 덕분에 주식·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고 있지만 경제 전반으로 온기가 퍼지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안팎의 불확실한 경제환경에 지혜롭게 대응하지 못하면 경기회복 불씨마저 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규제완화에 속도를 더 내서 기업 하고자 하는 의지를 북돋아주고 기업들은 투자와 혁신으로 답해야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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