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성장잠재기업(Future 50)’에 한국기업 全無

미국의 유력 경제전문지인 포춘(Fortune)이 전 세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가장 높은 기업 50곳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올해 한국 기업은 단 한곳도 명단에 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네이버,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3곳이 순위에 들었으나 올해는 이들 3개 업체를 비롯해 국내 기업 중 어느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한국 기업들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악평이 내려진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지 포춘이 최근 발표한 ‘2019 퓨처 50(Future 50)’ 명단에서 한국 기업은 찾아볼 수 없다.

‘퓨처 50’은 포춘이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함께 전 세계 상장사 1000곳 이상을 평가해 매긴 것이다.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 이상이거나 연 매출이 최소 10억 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기업의 핵심지표인 매출과 시가총액 등을 합친 역량에다가 향후 성장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공개된 올해 명단에서 한국 기업은 없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 포털기업 네이버(6위)를 비롯해 바이오업계를 대표하는 셀트리온(17위), 삼성바이오로직스(47위) 등 3개 기업이 랭크된 바 있다. 특히 네이버는 국내 기업 중에서 최초로 ‘톱(TOP) 10’에 선정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 받은 한국 기업이 없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중에서도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만 유일하게 명단에 들었을 뿐이고 올해는 ‘전멸’ 수준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명단에 들었던 기업들 중 네이버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태에 연루돼 고생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잦은 압수수색과 검찰 수사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면서 “한국의 주력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자동차 등도 대내외적 이슈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21개)보다 줄었지만 16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명단에 올랐다. 한국의 부진과 대조적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이 4위로 중국 기업 중 최고이자 아시아 기업 중 가장 높은 곳에 랭크 됐다. 또 샤오미(7위)와 씨트립(8위)도 ‘톱 10’에 선정됐다.

이밖에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들 중에서 △알리바바(11위) △텐센트(12위) △차이나 타워(22위) △BOE(34위) △우랑예 이빈(37위) △귀주 마오타이(39위) 등도 있다. 포춘이 발표한 올해 명단에서 가장 많은 기업을 배출한 지역은 28곳이 선정된 미국이다. 다음이 16곳을 기록한 중국이다. 이에 대해 포춘은 “올해 명단의 거의 절반은 지난해에 없던 곳들이지만 여전히 80% 이상은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라며 “이 같은 복점(複占)은 과거 5년간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의 86%가 미국과 중국에서 배출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조사에서 1위는 지난해에 이어 미국의 워크데이(Workday)가 차지했다. 워크데이는 기업용 기업들의 인사·재무 관련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이어서 트위터 공동창업자인 잭 도시가 2009년 설립한 간편결제 플랫폼 업체 스퀘어(Square)가 2위에 올랐다.

2019년 퓨처 50 기업들 중에서 포춘이 전 세계 기업들의 매출액 순위를 매긴 ‘포춘 글로벌 500’에 이름을 올린 곳은 △아마존(31위) △알파벳(18위) △알리바바(11위) △페이스북(49위) △텐센트(12위) △액센추어(46위) △샤오미(7위) 등 7곳뿐이다. 시가총액과 매출이 동시에 1000억 달러(약 116조 원) 이상이면서도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 업체는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18위)과 아마존(31위) 등 2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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