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교차지원’에 대한 이해

JIKS 뿐만 아니라,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진로진학상담교사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의 진로 및 진학(대학입시)에 대한 상담을 진행할 때 교차지원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학생들이 있었다. 즉, 학교에서는 자연계열(이과)인데 대학 진학을 인문계열(문과)로 하고 싶어하거나, 문과인데 이과로 대학 진학을 하고 싶어하는 경우이다.

이처럼, 흔히 말하는 교차지원은 학교에서 문과로 구분되어 수업을 받았던 학생이 이과에 해당하는 학과로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거나, 학교에서는 이과로 구분되어 수업을 받았지만, 대학은 심리학과 등 문과에 해당하는 학과로 진학하고자 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인문계열 학생인데 간호학과로 지원하려고 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교차지원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번 칼럼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1. 교차지원의 의미
교차지원이라는 것은 지금의 교육과정이나 수능시험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특히, 외국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더욱 그러하다. 즉, 교차지원이 아닌 자신의 희망에 따라 어떤 학과라도 수시모집이든 정시모집에 지원하면 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고등학교에서는 교사 수급 문제 등으로 문과와 이과를 구분했지만, 현재 고2(11학년)부터는 문·이과를 통합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서 이제는 문과와 이과의 구분은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도 자신을 문과라고 판단하여 수학이나 과학을 선택하지 않고 국어와 사회교과에 대한 수업만을 선택하고, 이과로 판단하여 수학과 과학교과에 대한 수업시간을 선택한다. 하지만, 대학 진학에서는 이러한 구분이 명확하게 되어 있지 않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과로 고등학교생활을 했지만 대학 진학은 이과로 할 수도 있고, 이과로 고등학교생활을 했지만 문과로 진학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 교차지원에서의 내신성적 산출
현행 재외국민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대학 중, 내신성적만을 반영하는 대학교는 없으며, 서류평가를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고 하여 내신성적만을 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지원을 준비하는 학생은 자신이 지원하려는 학과가 인문계열로 구분되어 있는지, 자연계열로 구분되어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인문계열 학과로 지원하려고 한다면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교과에 집중을 해야 하고, 자연계열 학과로 지원하려고 한다면 국어, 영어, 수학, 과학 교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인문계열로 지원하려는 학생이 간과하기 쉬운 것이 수학 교과이다. 많은 인문계열 학과로 지원하는 학생 중에서 경영학과, 경제학과, 회계학과 등에 지원하는 경우에는 수학 교과의 성적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학과들이 개설된 대학교의 교육과정에는 수학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이 학과로 대학에 입학했다면 수학을 당연히 대학에서 배우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에도 어느 정도의 수학 교과에 대한 관심이나 역량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러한 관심이나 역량이 서류평가에서 보여지지 않는다면 이들 학과에 대해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국의 일반학생의 경우, 내신성적만을 반영해서 선발하는 대학교는 많고, 교차지원에서의 내신성적 산출은 지원하는 학과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심리학과는 문과계열의 학과여서 국·영·수·사 교과 성적을 반영하고, 전자공학과는 이과계열 학과여서 국·영·수·과 교과 성적을 반영한다고 어떤 대학의 모집요강에 제시되어 있을 때, 지원하는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공부하고 성적을 받은 것에 상관없이 심리학과로 지원한 학생은 국·영·수·사 성적으로 내신성적을 산출하고, 전자공학과를 지원한 학생은 국·영·수·과 성적으로 내신성적을 산출하게 된다. 따라서, 이과 학생이지만 국·영·수·사 성적이 국·영·수·과 성적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면 심리학과로 지원할 때도 조금이나마 유리할 수도 있게 된다.

3. 재외국민 특별전형에서의 교차지원
한국의 일반 학생에 비해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지원하는 학생의 경우에는 교차지원에 대한 고민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한국의 일반학생들은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내신성적만으로 선발하거나, 논술시험을 보거나, 수능시험을 보는 경우가 많아서, 고등학교 때 수학이나 과학교과를 소홀히 했다면 대학에 지원할 때는 자연계열 학과로 지원하는 불가능하거나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술시험이나 수능시험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경우에는 자연계열 학과로 지원하려는 수험생은 수학이나 과학교과를 반드시 선택해서 수능시험에 응시해야 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대학도 있어서 지원하려는 대학에서 지정한 과목으로 수능시험을 응시하지 않았다면 그 대학에 합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지원하는 수험생의 경우에는 수능시험으로는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없기 때문에 지원이 불가능한 경우는 없고, 지원했다고 무조건 불합격이 되는 경우도 없다. 다만, 위에서 설명했듯이 지원하는 학과의 문·이과 계열 여부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학과에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다. 진로진학상담 장면에서 교차지원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에게 “문과와 이과의 구분은 고등학교에서 편의상 한 것이지, 대학교에서는 네가 문과였는지, 이과였는지는 모른단다. 다만, 너의 성적표나 여러 가지 학교활동을 통해 이 학생이 지원하는 학과에 적합한 학생인지를 평가하게 된단다.” 라고 말해준다.

4. 교차지원 시 유의사항
한국 일반학생들의 경우, 수시모집에서의 교차지원은 고등학교 생활에서 문·이과 선택을 잘못해서 방황하다가 대학입학원서를 작성하는 고3(12학년)때가 되어서야 자신의 흥미에 따라 인문계열 학과든 자연계열 학과든 소신껏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시모집에서는 그러한 소신보다는 우선은 대학에 합격하고 보자는 식의 점수에 맞춰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즉, 교차지원은 실제 대학입시의 상황에서는 수시모집보다는 정시모집에서 많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점수에 맞춰 대학에 입학했기 때문에 대학생활 적응력이 떨어지기 쉽고, 수학이나 물리 등의 대학 수업을 따라가기도 무척 어렵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도 교차지원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재외국민 특별전형의 경우에는 교차지원이 불가능한 경우는 없다. 따라서, 지원하려는 대학교의 학과 홈페이지에서 그 학과는 어떤 과목을 배우는지를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대체로 ‘교육과정’이라는 학과 홈페이지 메뉴를 보면 대학 4년 동안 어떤 과목을 배우는지, 그 과목은 어떤 과목인지가 안내되어 있으니 그 대학, 그 학과에 지원하기 전에 미리 어떤 과목을 4년 동안 공부하게 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어쩔 수 없이 교차지원을 선택하려는 학생이 있다면, 자신이 지원하는 학과에 대해 조금이라도 흥미를 갖고 있었거나, 대학 수업을 따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