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가치 급락으로 몸살을 앓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국영기업들이 최소 110억달러(약 12조5천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외화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기업 페르타미나와 광산업체 이날룸(Inalum)의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 주부터 미국, 유럽,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 채권 발행을 위한 투자설명회를 진행한다.
인도네시아 국영전력공사(PLN)와 재무부도 연말께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투자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페르타미나는 20억달러, 이날룸은 4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PLN과 인도네시아 재무부의 채권 발행 규모는 각각 20억달러와 30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가치가 추락하는 가운데 진행돼 눈길을 끈다.
인도네시아의 경제지표는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5.27%를 기록하는 등 대체로 양호하지만, 올해 초 달러당 1만3천300루피아 내외였던 자카르타 은행 간 현물 달러 환율(JISDOR)은 이달 23일 달러당 1만5천208루피아까지 상승했다.
달러화 대비 가치가 연초보다 10% 이상 낮아져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5월부터 기준금리를 5차례에 걸쳐 1.50%포인트 인상하고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나섰지만, 루피아화 약세 흐름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전날 열린 금리 결정 회의에선 기준금리를 현행 연 5.75%로 동결했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정책 수단을 아껴둔 것으로 풀이된다. BI는 인도네시아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연 5.1%보다 조금 못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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