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피아 강세, 달러 약세에 의한 어부지리?

Untitled-1이화수 부행장/인도네시아 하나은행
한인포스트 경제분야 칼럼리스트

(2014년 5월 5일) 지난 한 주 미 달러화는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및 한국의 원화는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며 그림상으로 보시는 바와 같이 같은 모습으로 움직였던 한 주였습니다.

루피아화 환율은 4월 30일 미 달러당 11,562 루피아로 마감하며 지난 주 대비 31 루피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전주 대비 0.35% 평가 절상된 것인데,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인도네시아의 국내 요인보다는 미 달러의 약세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원화 환율은 4월 30일 미 달러당 1,032.0 원으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8원 하락, 즉 0.73% 평가 절상되었습니다. 주 중 1,030원에 근접한 환율을 보이기도 했던 원화 환율에 대하여 일부에서는 5월 예상환율을 1,020~1,050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측하는 곳도 보입니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및 높은 수준의 분기별 GDP 성장율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100 루피아 당 원화는 4월 30일 9.01원으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거의 동일한 수준을 보였고, 주중에는 8.9원대의 상대적 원화 강세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는 4월 30일 8.09%로 마감하며 지난 주 대비 0.03%p 하락한 모습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종합주가지수는 4월 30일 4,840 포인트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51 포인트 하락한 모습이었습니다. 4월 30일 일일거래량은 7조 루피아를 넘어서면서 평균거래량 대비 다소 높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중앙은행, 2014년 긴축통화정책 지속 피력

최근 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해에 비해 적어도 지표상으로는 개선되는 여러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대개 이런 환경에서 통화정책은 좀 더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완화된 통화정책을 기대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남은 기간동안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지난 4월 30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아구스 마르또와르도요 총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월 무역수지 예상치를 미달러화 기준 8억불 흑자로 발표했습니다. 이는 전월 7억 9천만 불보다도 증가한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물가에 있어서 낙관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4월 중 물가는 다소 저하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 연간으로는 3.5~5.5% 범위 내에 안착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통화정책은 계속 긴축적인 형태로 운용하게 될 것이다. 경상수지 부문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2분기에 GDP 대비 4.4%의 적자를 보이며 최고치를 기록했었지만, 올해 들어 지난 1분기의 적자폭은 2% 수준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구스 총재의 발언을 좀 더 풀어보면, “물가, 경상수지 등 주요 경제지표가 목표한 대로 안정적인 모양을 보이도록 하겠다. 이런 환경에서 기업들을 중심으로 높은 이자율을 인하해 달라는 요구가 있더라도 올해 남은기간동안 통화정책을 완화하리라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러기에는 대외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5월 기준금리는 이번주 5월 8일에, 그리고 3월 무역수지, 경상수지를 포함한 국제수지 확정치 발표는 그 다음날인 5월 9일에 있을 예정입니다.

투자규모, 3분기 연속 100조 루피아 상회

올해 1분기 투자지출 규모가 발표되었습니다. 총 106조 6천억 루피아의 투자가 집행되어 전년 동기 93조 루피아 대비 14.6% 증가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증가율의 경우 지난해 3분기 27.3%, 4분기 26.4%와 비교할 때 크게 줄어든 증가율입니다. 그러나 루피아화의 평가절하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규모면에서 3분기 연속 100조 루피아를 상회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투자주체를 보면 외국인이 74.1%의 비중으로 72조 루피아를, 내국인 투자가 25.9%, 34조 6천억 루피아를 각각 투자했습니다. 특히 내국인 투자는 9.8% 감소한 외국인 투자를 상쇄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부문별로 보면 외국인 투자액 중 24%가 광업 부문에 이루어져 가장 큰 비중을 보였고, 식자재 그리고 육로 운송부문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내국인에 의한 투자는 32.8%가 전기, 용수 및 가스 산업 부문에 집중되었습니다.

또한 75조 4천억 루피아가 신규투자에, 그리고 31조 2천억 루피아는 기존시설 증설에 사용되었습니다.

투자와 관련한 취업자 수를 살펴보면 이번 1분기 중 약 26만명의 고용 창출이 이루어졌는데, 전분기에 약 36만 2천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집약적인 산업부문에 대한 투자에서 자본집약적인 산업으로 변모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외국인 투자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GDP의 31.7%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부당국은 올해 선거 등의 이슈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는 현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통령, 연료보조금 지속 곤란

지난해 중반 인도네시아는 건전재정 달성 등을 이유로 연료보조금 축소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와 겹치면서 하반기 환율 급등, 물가앙등과 같은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재계에서는 서민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정책의 입안을 통해 연료보조금을 완전 철폐할 것과, 이를 통한 재원을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투자할 것을 건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화요일 친환경 인프라 개발 관련 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부디요노 부통령은, 체계적으로 에너지 보조금을 줄여나가는 데 대한 국가적인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는 정부, 의회, 재계를 비롯한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뜻을 모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인도네시아 경제에 장애를 일으키는 연료보조금을 계속 끌어안고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는 연료보조금 부문에 300조 루피아를 지출했습니다. 올해 예산안에서는 282조 루피아를 편성했습니다. 재계를 중심으로 해당 예산이 사회기반시설에 사용될 경우 많은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연료보조금 철폐 또는 축소는 많은 정치적 부담을 극복해야 할 사안입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다양한 당사자들이 같은 방향을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언제가 될 지는 확실치 않지만, 언젠가는 보조금이 철폐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부, 2015년 예산 관련 주요 변수 발표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5년 예산안 편성 작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주요 변수들에 대한 예상치를 정해야 하는데요, 우선 환율과 관련해서는 미 달러당 11,500~12,000 루피아로 보고 있다고

지난 수요일 챠띱 바스리 재무부장관이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2014년 예산안 편성시 적용되었던 예상 환율은 얼마였을까요? 미 달러당 10,500 루피아였습니다. 올해 1분기 미 달러당 12,000 루피아를 넘어서던 모습 속에서 왜 그렇게 느슨한 예상치를 산정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에서 3분기 사이에 예상할 수 있었던 환율 범위에서 한정해 보자면 10,500 루피아도 보수적인 예상치였지 않았나 여겨집니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사용될 예상치가 내년에 정확히 맞으리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 나름대로 지금까지의 적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집결한 수치라고는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올해 남은 기간 사업을 구상하시거나 계획을 수정하시는데 참고하실 수 있는 수치들이 아닌가 합니다.

부통령, 교육 심화 필요 언급

대한민국이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높은 교육열을 통한 인적자원 개발에 있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지금도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도 인적자원 개발, 교육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화요일 친환경 인프라 개발 관련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부디요노 부통령은, “요즘 재계인사들을 만나보면 국내에서 양질의 근로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더 나은 인적자원을 만들어 내는 데 실패한다면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국제노동기구, 즉 ILO는 2013년 국가별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에에 대해, “인도네시아의 노동시장은 교육수준이 낮은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취업자 수가 확연히 증가하는 보이는 모습을 볼 수는 있지만, 대학 교육을 마친 이들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라고 정리했습니다.

또한 보스톤 컨설팅 그룹의 보고서에서는 대학교육 연령대의 인구 중에서 대학에 등록한 이들의 비율은 20%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는 브라질, 러시아, 중국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한국의 2010년 대학진학율이 79%인 것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스톤 컨설팅 그룹의 보고서는 이어, 2020년이 되면 기업들의 신입사원 모집시 약 50% 정도의 적정인력 부족을 겪게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엔지니어링 부문이 가장 심한 부족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교육부문 예산비중을 보면 전체 예산의 약 20% 수준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올해 총예산 규모가 1,800조 루피아인데 교육부문 예산이 369조 루피아였습니다.
아무쪼록 인도네시아가 풍부한 자연자원 못지 않게 많은, 교육을 통한 인적자원도 더욱 풍성해 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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