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연기 마시고 쓰러졌던 오랑우탄 ‘슴푸르나’ 끝내 폐사… 부검서 폐 울혈 확인

'슴푸르나'라는 이름의 오랑우탄이 산불 연기 노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인 채 발견된 후 폐사했다. (Foto: Istimewa)

인도네시아 서칼리만탄주에서 짙은 산불 연기에 갇혀 위독한 상태로 구조됐던 성체 수컷 오랑우탄 ‘슴푸르나(Sempurna)’가 당국의 응급 처치에도 불구하고 끝내 숨을 거뒀다.

서칼리만탄 천연자원보전청(BKSDA)은 지난달 30일 크타팡군 마탄 힐리르 우타라구의 한 야자유 농장 배수로에서 구조된 오랑우탄 슴푸르나가 구조 당일 오후 3시 20분경 최종 폐사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슴푸르나는 짙은 화재 연기로 인해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였으며,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고 심각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주민의 신고를 받은 BKSDA와 국제동물보호단체 인도네시아재단(YIARI) 구조팀은 현장에서 산소 요법과 정맥 수액 투여 등 응급 처치를 진행한 뒤 재활센터로 긴급 이송했다.

그러나 이송 후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호흡이 얕아졌고, 의료진의 심폐소생술(CPR)에도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폐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1일 진행된 부검에서는 폐를 비롯해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 전반에서 심각한 병리학적 병변이 확인됐다. 특히 양측 폐엽의 후복측 부위를 중심으로 혈액이 비정상적으로 쏠리는 울혈(congestion)과 폐 조직이 허탈되는 부분 무기폐(atelectasis)가 집중적으로 관찰됐다.

당국은 슴푸르나가 고농도의 산불 연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급성 저산소증을 겪었고, 이것이 심혈관계 기능 부전으로 이어져 사망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치료를 담당했던 YIARI 소속 아드난 갈리 수의사는 “슴푸르나는 서식지 화재로 발생한 극심한 연기를 흡입해 기도와 폐에 심각한 자극을 받은 상태였다”며 “폐 손상으로 가스 교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유발된 급성 저산소증이 치명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무를란 다메리아 파네 서칼리만탄 BKSDA 청장은 “슴푸르나를 살려내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어 “이번 사례는 산불 연기가 인근 야생동물의 생존에 얼마나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지를 명백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슴푸르나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 해당 지역에서 산불 피해로 구조된 일곱 번째 오랑우탄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산불 피해 지역 인근에서 탈진하거나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할 경우 임의로 포획하거나 접근하지 말고 즉시 보전청 직통 전화 등을 통해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