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짙은 연무로 주민 피해·항공편 차질… 인접국 말레이시아 휴교령도
– 프라보워 대통령 현장 방문… 당국, ‘화전 농업’ 불법 방화 엄정 대응 방침
강력한 엘니뇨의 여파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섬에서 대규모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산불로 발생한 유독성 연기가 국경을 넘어 말레이시아까지 번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군 병력을 대거 투입하고 불법 방화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과 국내 보도에 따르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전날 피해가 집중된 칼리만탄 화재 현장을 찾아 긴급 대책 회의를 주재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추가 확산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며 헬리콥터와 소방 장비, 용수 확보용 굴착 장비의 전면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중부·서부·남부 칼리만탄주 일대에 약 1,500명 규모의 군 병력(3개 대대)과 진화용 헬기 6대를 급파해 공중 진화 작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발생한 강한 엘니뇨로 인해 건조 기후가 장기화하면서 지난달까지 이미 2,000㎢가 넘는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강수량 급감에 대응해 인공강우 등 기상 제어 방안을 총동원하고 있다.
피해 지역 주민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 칼리만탄섬 일부 지역은 가시거리가 불과 수 미터 수준으로 떨어져 대낮에도 전조등을 켜야 운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항공편 결항과 지연이 잇따르고 교통사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주민들은 극심한 호흡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연무가 유입된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역시 공기질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약 600개 학교가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한편, 이번 산불 확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농지 확보를 위한 무분별한 ‘화전 개간’이 지목되면서 당국의 수사망도 좁혀지고 있다. 프라세티요 하디 인도네시아 국가비서실 장관은 서칼리만탄주의 기업 4곳을 대상으로 화재 연루 여부를 조사 중이며, 위법 사실 확인 시 사업권을 박탈하겠다고 경고했다. 중부칼리만탄주 경찰 역시 불법 방화 혐의로 용의자 12명을 체포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정부는 화전을 일부 허용하던 기존 규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굴착기 등 대체 농업 장비를 지원해 불을 이용하지 않는 친환경 토지 개간 방식으로의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는 과거 2019년 엘니뇨 당시에도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서울 면적의 15배가 넘는 약 9,420㎢의 산림이 소실되고 52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 상당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바 있어, 주변국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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