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지원 대상 1,100만 명 ‘날벼락’ 자격 정지… 재무장관 “욕 먹는 행정” 질타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Purbaya Yudhi Sadewa) 재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발언.

– 재무장관, 국회서 PBI JK 대규모 자격 박탈 사태에 “운영 미숙” 맹비난
– “예산은 그대로 나가는데 정부 이미지만 실추… 2~3개월 유예기간 뒀어야”
– 보건부·사회부 “부유층 솎아내고 진짜 빈곤층 돕기 위한 고육지책… 병원 진료 거부는 불가”

인도네시아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료 지원(PBI JK) 대상자 약 1,100만 명의 자격을 예고 없이 정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가 재정을 총괄하는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Purbaya Yudhi Sadewa) 재무부 장관이 주무 부처의 미흡한 행정 처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예산은 계획대로 집행하면서도 정작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푸르바야 장관은 지난 9일(월) 열린 국회 제8, 9, 11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해 최근 발생한 대규모 PBI 수급자 자격 정지 사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2026년 2월 들어 전체 할당량(9,800만 명)의 10%가 넘는 1,100만 명의 데이터가 한꺼번에 삭제된 점을 언급하며, 이는 명백한 운영 관리 실패라고 규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푸르바야 장관은 “재무부가 배정한 총예산은 변함이 없는데, 갑작스러운 행정 처리로 수많은 사람이 의료 혜택을 잃게 되었다”며 “돈은 돈대로 지출하고 정부 이미지는 나빠지는, 재무장관으로서 매우 우스운 처지가 되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 공백을 우려했다. 푸르바야 장관은 “투석이나 혈액 검사가 시급한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가 갑자기 ‘자격 없음’ 통보를 받고 발길을 돌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며, 이런 방식의 행정은 결국 정부 전체의 손해로 귀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푸르바야 장관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예산 부족’이 아닌 ‘운영 및 소통 부재’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소 2~3개월의 유예 기간(transition period)을 둘 것을 제안했다. 대상자 명단에서 제외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 고지를 통해 시민들이 다른 지불 수단을 마련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 건강 수호를 위한 재정적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도 재차 강조되었다. 2026년도 국가 예산 중 보건 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13.2% 증액된 247조 3,000억 루피아로 책정되었으며, 여기에는 9,680만 명에 달하는 PBI 가입자 보험료 지원금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원금의 ‘타겟팅’ 정확도에 있었다. 푸르바야 장관은 “조사 결과 PBI 가입자의 약 41%가 실제로는 소득 6~10분위, 즉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있는 계층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예산 누수 문제를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부디 구나디 사디킨(Budi Gunadi Sadikin) 보건부 장관은 이번 자격 정비가 보조금을 ‘진짜 빈곤층’에게 돌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설명했다.

부디 장관은 “은행가 출신으로서 보건대, 신용카드 한도가 2,000만 루피아에 달하거나 가정 내 전기 사용량이 2,200VA인 사람이 빈곤층 지원(PBI)을 받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통계청(BPS)과 지방 정부, 사회부가 협력하여 수급 자격을 엄격히 검증할 것을 독려하며, 이번 조치를 통해 확보된 재원은 향후 3개월 내에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극빈층에게 재배분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부(Kemensos) 역시 현행 데이터의 허점을 인정했다. 사이풀라 유숩(Saifullah Yusuf, 일명 구스 이풀) 사회부 장관은 통합사회복지데이터(DTKS) 분석 결과를 인용하며, “현재 소득 1~5분위에 속하는 빈곤 및 차상위 계층 5,400만 명이 PBI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반면, 중상위층 및 부유층 1,500만 명은 부당하게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보고했다.

구스 이풀 장관은 “2025년 한 해 동안 1,200만 가구를 교차 검증했지만, 실제 필요한 검증 규모는 3,500만 가구에 달해 데이터 정비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수급자 ‘축소’가 아닌 ‘재배치’임을 강조하며, 할당량 내에서 지원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이전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번 대거 자격 정지로 인한 의료 대란을 막기 위해 일선 병원에 지침을 하달했다. 구스 이풀 장관은 “향후 3개월간은 과도기로서 보호 조치가 적용될 것”이라며 “만성 질환자 등 PBI 자격이 정지된 환자가 내원하더라도 병원은 절대 진료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요청했다.

그는 “보건부 규정상 병원은 어떤 환자도 거부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며, 행정적 혼란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지 않도록 의료 현장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PBI 대상자 선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자격 변동 시 국민에게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행정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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