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미끼로 한 러브 스캠, 인도네시아 금융범죄로 급부상

금융감독청(OJK), 피해 규모 490억 루피아 육박… “단순 사기 아닌 고도의 심리 조작경고
욕야카르타서 국제 조직 본거지 적발 100억 규모 자금 세탁 및 국경 넘나드는 범죄 행각 드러나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비대면 소통이 일상화되면서, 인간의 가장 취약한 감정인 ‘사랑’을 악용한 신종 금융범죄 ‘러브 스캠(Love Scam)’이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은 최근 러브 스캠이 단순한 개인 간 사기를 넘어 조직적이고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금융범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강력한 주의를 당부했다.

피해액만 491억 루피아감정 조작을 통한 지능적 범죄

OJK의 프리데리카 위디아사리 데위(Friderica Widyasari Dewi) 금융서비스업자 행위감독·교육 및 소비자보호 부문 최고집행책임자는 지난 9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금융서비스 부문 평가 및 2025년 12월 월례 커미셔너 이사회(RDKB) 결과’ 기자회견에서 러브 스캠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프리데리카 책임자는 “러브 스캠은 디지털 기술을 교묘히 악용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이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고도의 사기 수법”이라며,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자신들과 특별한 연애 관계에 있다고 믿게 만든 뒤, 자발적으로 돈을 송금하거나 손실이 뻔한 금융 거래를 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OJK 산하 인도네시아 안티 스캠 센터(IASC)가 집계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접수된 러브 스캠 신고 건수는 무려 3,494건에 달했다. 이로 인한 사회적 총 피해액은 약 491억 9,000만 루피아(한화 약 42억 원)로 추산된다. 이는 공식적으로 접수된 신고 건수만을 집계한 것으로, 피해자가 수치심에 신고를 꺼리는 러브 스캠의 특성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방대할 것으로 분석된다.

소셜미디어 타고 국경 넘는 범죄플랫폼 밖 유도 후 갈취

범죄 조직들은 주로 온라인 데이팅 앱이나 소셜미디어(SNS)를 범행 도구로 삼는다. 이들은 타인의 사진을 도용한 가짜 프로필로 접근해 단기간에 피해자와 친밀감을 형성한다. 이후 신뢰가 쌓였다고 판단되면 본색을 드러낸다. 긴급한 자금 요청, 가짜 가상화폐 투자 유도, 또는 앱 내에서 현금화가 불가능한 고가의 ‘기프트’ 아이템 결제를 강요하는 식이다.

OJK는 이러한 수법이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국경을 넘나들며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데리카 책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 특별주 슬레만군에서 국제적으로 활동하던 거대 러브 스캠 조직이 적발된 사례는 이 범죄의 초국경적 성격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욕야카르타서 드러난 국제 사기단의 실체 100억 자금 회전

앞서 욕야카르타 시 경찰서는 지난 1월 5일, 슬레만군 응아글릭 구역의 한 사무실을 급습해 국제 러브 스캐밍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이들은 겉으로는 ‘PT 알타이르 트랜스 서비스’라는 운송 서비스 업체 간판을 내걸고 있었으나, 실상은 거대 사기 범죄의 온상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조직은 사이버 순찰을 피하기 위해 검색엔진에 ‘영어 채팅 관리자(English Chat App Admin)’라는 채용 공고를 내고 직원을 모집했다. 채용된 직원들은 중국발 데이팅 앱을 모방한 가짜 앱에 접속해 여성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을 유혹했다. 피해자들의 국적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미권 국가의 외국인이 대다수였다. 이 사무실에서 오간 자금 규모만 월평균 100억 루피아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 “금전 피해보다 심리적 내상 더 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시급

OJK는 러브 스캠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금전적 손실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겪는 극심한 심리적 트라우마를 꼽았다. 사기임이 밝혀진 후 피해자들은 배신감과 자괴감에 시달리며, 이는 단순한 재산 피해보다 회복이 훨씬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OJK는 불법 금융활동 근절 태스크포스(Satgas PASTI)와 협력하여 대국민 예방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대중매체는 물론, 대중교통 안내방송과 은행 앱 알림 등을 통해 전방위적인 홍보를 진행 중이다. 또한 키 오피니언 리더(KOL)를 섭외해 온라인 사기 위험성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OJK는 ▲디지털 공간에서 급격히 친밀감을 표시하며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경계할 것 ▲지나치게 완벽한 프로필을 맹신하지 말 것 ▲의심스러운 상황 발생 시 즉시 IASC나 관계 당국에 신고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프리데리카 책임자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기 수법 또한 진화하고 있어 대응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국민 개개인이 디지털 및 금융 리터러시를 함양하고, 온라인상의 감정적 접근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경계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Tya Pramadani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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