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트라 대홍수, 日 언론 “구호 자금 부패 의혹” 집중 조명

인도네시아 3개 주 휩쓴 재난, 국제 사회 이목 집중
재팬 타임스 등 주요 외신, 피해 규모 및 정부 책임론 심층 보도
다카이치 日 총리 “신속한 복구 기원… 인도적 지원 준비 중”

수마트라섬 전역을 강타한 기록적 대홍수가 국제 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다루며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선 ‘인재(人災)’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지 시각 2일, 뉴욕타임스와 제휴 중인 일본의 영자지 ‘The Japan Times’는 2025년 12월 2일 자 1면 톱기사로 수마트라 홍수 사태를 보도했다. 해당 신문은 황폐해진 나고 쿠란지 산의 전경을 1면 메인 사진으로 게재하며 이번 재난의 심각성을 시각적으로 부각했다.

일본 내 관심은 단순한 재난 소식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주요 인쇄 매체와 국영 방송, 온라인 포털 등은 낮 시간대 뉴스 편성을 통해 침수로 마비된 메단 시의 상황을 일본 전역에 실시간으로 전했다.

주요 도로 침수와 수천 명의 이재민 발생 소식이 잇따랐고, 일부 유력 언론은 특집 보도를 통해 이번 홍수의 구조적 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일본 언론이 집중한 부분은 홍수 방지 프로젝트와 관련된 ‘부패 의혹’이다. 보도에 따르면 메단 시 등 지방 정부가 추진한 배수 및 홍수 통제 인프라 사업이 설계 기준에 미치지 못했으며, 예산 유용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매체들은 투입 예산 대비 부실한 결과를 지적한 지역 조사 내용을 인용하며, 부패와 관리 소홀로 피해가 커진 ‘인재’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도 정부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환경 단체와 학계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토지 전용과 삼림 벌채가 이번 대홍수의 직접적 원인이라며, 구호 자금 집행의 투명성과 근본적 예방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례 없는 대규모 동시 홍수는 결국 환경 파괴의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에 깊은 애도와 함께 지원 의사를 밝혔다. 묘친 미츠루 주인도네시아 일본 대리대사는 성명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에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에 애도를 표하며, 일본은 우호국으로서 복구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수마트라 홍수는 아직 인도네시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국가 재난을 선포하지는 않았지만, 피해 규모와 국제적 파장은 이미 그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공공 정책 전문가들은 “일본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인도네시아의 재난 대응 체계와 예산 투명성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지방 정부의 관리·감독 시스템을 개혁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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