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우려 해소 위한 정부 조치…동포사회, 항공료 안정화 기대감 속 LCC 취항 지연 우려도 상존
[서울=한인포스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역사적인 기업결합 과정에서 핵심 과제로 떠올랐던 독과점 노선 문제가 인도네시아 하늘길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양사 합병으로 인한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시정 조치에 따라, 내년 상반기부터 인천-자카르타 노선에 새로운 항공사가 취항하여 본격적인 경쟁 체제가 구축될 전망이다. 이는 그간 양대 국적 항공사가 사실상 독점해 온 황금 노선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항공권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독과점 해소’ 위한 정부의 칼…인천-자카르타 노선 개방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관련 시정사항 이행을 감독하는 ‘이행감독위원회(이하 이감위)’가 정기회의를 열고 총 10개 노선의 운수권 및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이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에 이전 절차가 시작되는 노선에는 인도네시아의 수도를 잇는 인천-자카르타 노선이 포함되었다. 이와 함께 미국 4개 노선(시애틀, 호놀룰루, 괌 등)과 영국 1개 노선, 국내선 4개 노선도 함께 절차에 착수한다. 이는 지난해 12월 공정위가 양사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며 부과한 구조적 조치의 일환이다. 당
시 공정위는 두 항공사의 결합으로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될 우려가 있는 국제선 26개, 국내선 8개 등 총 34개 노선에 대해 다른 항공사가 진입할 수 있도록 운수권과 슬롯을 이전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인천-자카르타 노선은 비즈니스 및 관광 수요가 꾸준한 핵심 노선으로, 그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사인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이 운항해왔다. 하지만 국내 항공사 기준으로는 사실상 양대 항공사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어, 합병 시 독점 심화로 인한 운임 상승과 서비스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실질적인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감위는 조만간 대체 항공사 선정을 위한 신청 공고를 내고, 이후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의 평가 등 엄격한 심사 절차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선정된 항공사는 이르면 2025년 상반기부터 인천-자카르타 노선에 취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동포사회, 환영 속 우려 교차…항공료 안정화 ‘기대’
이번 결정에 대해 현지 한인 사회와 기업들은 대체로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 기업의 투자가 활발하고 약 3만 명의 한인동포가 거주하는 주요 교류국으로, 30여 만 인도네시아 관광객이 오가는 항공편은 필수적인 교통수단이다.
자카르타에서 무역업을 하는 한인 A씨는 “양사 합병 소식이 전해진 후 가장 걱정됐던 부분이 바로 항공권 가격 인상이었다”며, “특히 성수기나 명절에는 지금도 가격이 부담스러운데, 독점이 되면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컸다. 새로운 경쟁 항공사가 들어온다면 가격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그간 인천-자카르타 노선은 높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새로운 항공사의 진입은 공급석 확대를 통해 소비자에게 보다 다양한 가격대와 스케줄을 제공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부산-자카르타 노선 운수권을 배분받았음에도 1년이 넘도록 구체적인 취항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는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인동포 B씨는 “운수권을 확보하는 것과 실제로 안정적인 운항을 시작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새로 진입하는 항공사가 수익성을 이유로 운항을 지연하거나 부실하게 운영할 경우, 오히려 소비자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 정부의 철저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남은 과제와 전망…글로벌 항공 경쟁 시대의 서막
인천-자카르타 노선을 포함한 총 34개 독과점 노선의 재배분 작업은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이미 미국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조치에 따라 인천-로스앤젤레스, 파리, 로마 등 6개 노선은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에 배분이 완료되었다. 이번 10개 노선에 이어 나머지 18개 노선 역시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이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절차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규모가 큰 노선부터 순차적으로 이전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면서도, 국내 소비자의 후생이 저해되지 않도록 시정 조치 이행 과정을 면밀히 감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한국 항공 산업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거대한 변화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과점 문제 해결은 통합 항공사의 성공적인 안착과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과제다.
내년, 인천-자카르타 하늘길에 울려 퍼질 새로운 엔진 소리가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잇는 교류의 폭을 넓히고,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경쟁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포사회부 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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