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해산 요구 시위 격화… 오늘은 대학생 온라인 기사, 수요일은 노동계 임금인상 시위

온라인 기사 시위

대학생 연합 – 온라인 기사, 국회의원 수당 인상에 반발하며 국회 해산 요구… 28일 수요일 노동계도 총파업 예고

악화되는 경제난 속에서 인도네시아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지난 8월 25일(월), 수도 자카르타(Jakarta)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수만 명의 대학생과 온라인 기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국회 해산과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민생고에 허덕이는 국민들의 여론을 외면한 채 국회의원 급여 및 수당 인상을 추진한 것이 기폭제가 되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오는 28일에는 노동계 역시 10.5% 임금 인상 요구 시위를 예고하고 있어, 인도네시아 전역이 한 주 내내 시위 정국으로 뜨거워질 전망이다.

분노의 서막: ‘어두운 인도네시아’ 9대 요구안

‘인도네시아 국민혁명’이라 명명된 이번 시위는 소셜미디어 계정 ‘게자얀은 부른다(@gejayanmemanggil)’를 통해 조직적으로 확산되었다. 이들은 ‘어두운 인도네시아(Indonesia Gelap)’라는 이름 아래 9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발표하며 시위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주요 요구안은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 및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Gibran Rakabuming Raka) 부통령 퇴진 ▲현 내각인 ‘메라 푸티(Merah Putih)’ 내각 해산 ▲인도네시아 국회(MPR/DPR) 해산 ▲국회의원 급여 인상 계획 중단 및 관사 수당 철회 등 정치권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위대는 현 정부가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전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 국민을 배신하고 있으며, 특히 파들리 존(Fadli Zon) 의원의 사건 부정 발언에 대한 사법 처리와 논란이 많은 형사소송법 개정안(RKUHAP) 폐기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자카르타 국회 앞, 격렬한 대치와 충돌

시위의 중심지인 중부 자카르타(Jakarta Pusat) 스나얀(Senayan)의 국회의사당 앞은 저항의 상징인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로 가득 찼다.

대학생을 필두로 일반 시민, 오토바이 택시 ‘오졸(Ojol)’ 기사, 심지어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까지 가세하며 시위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들의 투쟁은 각종 소셜미디어와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실시간 중계되었다.

평화적으로 시작된 시위는 25일 오후 12시 40분을 기점으로 격화되기 시작했다. 경찰 당국은 육군과 자카르타 광역정부 인력을 포함한 1,250명의 합동 병력을 투입해 국회의사당에서 스망기(Semanggi) 교차로 방향으로 강제 해산 작전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물병과 돌을 던지며 저항하자, 경찰은 물대포를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

중부 자카르타 경찰서장 수사티오 푸르노모 콘드로(Susatyo Purnomo Condro) 총경은 직접 지휘 차량에 올라 “미성년자가 다수 포함되어 시위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즉시 해산하라”고 명령하며 현장을 통제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 중이던 기자들이 경찰 병력에 밀려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언론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전국으로 번지는 저항의 불길과 사회적 파장

자카르타뿐만 아니라 반둥(Bandung), 욕야카르타(Yogyakarta), 수라바야(Surabaya), 마카사르(Makassar) 등 인도네시아의 주요 거점 도시에서도 동시다발적 시위가 열려 이번 사태가 전국적인 국민 저항 운동으로 번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경찰은 자카르타 국회 앞 가토트 수브로토(Gatot Subroto) 도로의 교통을 전면 통제하고 높이 1.8m의 콘크리트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일부 시위대는 이에 저항하며 바리케이드에 기름을 칠하는 등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설상가상으로 오는 8월 28일 수요일에는 인도네시아 노동계가 10.5%의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전국적인 총파업과 시위를 예고하고 있어 정치적 혼란이 사회 전반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학생들의 정치 개혁 요구와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이 맞물리면서 프라보워 행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최대의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국민적 불신이 임계점에 다다른 인도네시아의 정국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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