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인도네시아에 솅겐 비자 문턱 낮춘다… ‘비자 캐스케이드’ 정책 도입

아일랑가 경제조정부 장관은 유럽연합(EU)과 솅겐 비자 발급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비자 캐스케이드(Visa Cascade)’ 정책 협정. 2025.7

프라보워 대통령-EU 집행위원장 회담 성과, 5년 복수 비자 시대 개막
정부, “인적 교류 넘어 무역·투자 확대 기회”… IEU-CEPA 협상에도 청신호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유럽연합(EU)이 인도네시아 국민을 대상으로 솅겐 비자 발급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비자 캐스케이드(Visa Cascade)’ 정책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7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핵심 성과로, 양측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한 단계 도약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인적 교류 활성화를 넘어 무역과 투자 등 경제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 정상회담 성과 가시화… 5년 복수 비자 길 열려

이번 정책 변화의 결정적 계기는 지난 7월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프라보워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양자 회담이었다.

이 자리에서 EU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전략 파트너인 인도네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로 비자 제도 개선을 약속했으며, 이번 ‘비자 캐스케이드’ 도입은 그 약속이 구체화된 것이다.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미디어 아웃리치: 인도네시아를 위한 비자 캐스케이드 정책’ 행사에서 “이번 정책은 인도네시아 국민의 유럽 방문 패러다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표명했다.

그는 “비자 신청 빈도 감소와 행정 절차 간소화는 솅겐 지역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의 이동성과 장기적인 계획 수립에 막대한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자 캐스케이드’ 정책은 조건 충족 시 비자 유효기간을 점진적으로 연장해주는 제도로, 인도네시아 국민에게 최대 5년 유효기간의 복수 입국 비자를 발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근 3년 이내에 솅겐 비자를 문제없이 발급받고 사용한 이력이 있는 신청자는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이는 잦은 비자 신청으로 인한 시간과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특히 유럽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기업인, 전문가, 학자, 예술가 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경제 협력의 새로운 동력… “수출 증대 기대”

인도네시아는 이미 유럽과의 교류가 매우 활발한 국가다. 2024년 한 해에만 인도네시아 국민이 신청한 솅겐 비자는 20만 3천 건에 달해 전 세계 13위, 아세안(ASEAN) 회원국 중에서는 3위를 기록할 만큼 유럽 방문 수요가 높다.

아일랑가 장관은 비자 간소화가 경제적 파급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정책을 통해 더 많은 인도네시아 기업인들이 하노버 산업박람회나 파리 국제식품박람회(SIAL)와 같은 유럽의 권위 있는 무역 박람회와 비즈니스 포럼에 더욱 용이하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곧 인도네시아 상품의 수출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이제 인도네시아 국민의 유럽 방문 목적은 단순 관광을 넘어, 무역 기회 확대, 심층적인 시장 조사, 첨단 기술 워크숍 참가,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 등 보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경제 활동으로 확장될 잠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 IEU-CEPA 협상에도 긍정적 영향 기대

특히 이번 비자 정책 완화는 현재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EU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IEU-CEPA) 협상에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 간 신뢰와 협력 의지를 상징하는 이번 조치는 난항을 겪고 있는 일부 협상 의제에 있어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일랑가 장관은 “정부는 이번 비자 캐스케이드 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이를 발판 삼아 IEU-CEPA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고 시장 접근성을 넓히며 무역 장벽을 낮추는 데 외교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 양방향 투자를 촉진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함께 이루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모든 관련 부처와 기업, 국민들이 새로운 비자 정책이 제공하는 기회를 현명하게 활용하여 인도네시아와 EU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EU의 이번 결정은 인도네시아와의 관계를 격상시키려는 명확한 신호로, 양측의 협력이 정치·안보를 넘어 경제·사회·문화 전반으로 심화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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