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은 구경만, 구매는 온라인” 소비 전환… 쇼핑몰 ‘구매력 약화’ 경고등…

▲위디얀티 푸트리 와르다나 관광부 장관은 3월 14일 자카르타 리뽀 몰 누산타라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에서 쇼핑하기(Belanja di Indonesia, 이하 BINA) 르바란 2025" 런칭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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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잘리(Rombongan Hanya Lihat-lihat, 구경만 하는 무리)’ 현상, 묻기만 할 뿐 구매하지 않는 ‘로하나(Rombongan Hanya Nanya-nanya)’ 현상

2분기 가계소비 4.97% 성장, GDP 54% 차지하며 경제 견인 … 중산층 이하 소비 탄력성 주목해야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경제가 2025년 2분기, 가계 소비의 견고한 성장에 힘입어 긍정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소비 구조의 재편이 두드러지며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쇼핑몰을 방문하지만 실제 구매는 하지 않는 이른바 ‘로잘리(Rombongan Hanya Lihat-lihat, 구경만 하는 무리)’ 현상이 확산하며, 국민의 실질 구매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거시 지표의 호조 뒤에 숨은 민생 경제의 그림자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숫자로 확인된 경제 회복, 온라인 소비가 주도

인도네시아 중앙통계청(BPS)이 최근 발표한 ‘2025년 2분기 경제성장률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제는 전년 동기 대비 5.12% 성장하며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음을 증명했다.

이번 성장의 핵심 동력은 단연 가계 소비였다. 2분기 가계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4.97% 증가하며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4.25%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 국가 경제의 굳건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소비 증가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시장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의 급격한 전환이 이끌었다. BPS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부문은 전 분기 대비 7.55%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소비 지형의 변화를 주도했다.

모흐 에디 마흐무드 BPS 국민계정·통계분석 담당 부청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과거에는 뚜렷하지 않았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소비 이동 패턴이 이번 분기에 명확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관련 지표들은 일제히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실질 소매 판매 지수는 1.19% 상승했으며, 소비재 수입 역시 7.60% 증가했다. 전자화폐 및 신용카드 거래액도 6.26% 늘어나며 비현금 결제 방식의 보편화를 입증했다.

여기에 더해, 국경일과 종교 휴일이 맞물리며 국내 관광객 수가 22.32% 급증하고 교통 및 외식업 경기가 활성화된 점도 내수 진작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BPS는 이러한 추세를 바탕으로 3분기 이후에도 가계 소비가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화려한 지표 뒤 그림자, ‘로잘리 현상’의 확산

그러나 이처럼 장밋빛 전망이 가득한 거시 지표의 이면에는 간과할 수 없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쇼핑몰을 방문해 시간을 보내지만 정작 지갑은 열지 않는 ‘로잘리’ 현상, 그리고 상품에 대해 묻기만 할 뿐 구매하지 않는 ‘로하나(Rombongan Hanya Nanya-nanya)’ 현상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지출에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단면으로, 실질 구매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아텡 하르토노 BPS 사회통계 담당 부청장은 이 현상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로잘리 현상이 반드시 빈곤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이는 기분 전환을 위한 여가 활동의 필요성이나, 특히 취약 계층이 체감하는 경제적 압박감을 반영하는 중요한 사회적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책 입안자들이 단순 빈곤율 감소라는 목표를 넘어, 중산층 이하 가구의 소비 탄력성과 경제적 안정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대 사회에서 쇼핑몰은 단순한 구매 공간을 넘어, 쾌적하고 안전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공장소이자 무료로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행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쇼핑센터들은 유료 포토부스나 미니게임 존 등 체험형 공간을 확대하고, 구매 고객에게만 특별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등 ‘로잘리’ 고객의 실제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엇갈린 진단과 남겨진 과제… “체감 경제 개선 시급”

‘로잘리 현상’을 바라보는 정부 내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부디 산토소 무역부 장관은 이를 시장의 자연스러운 변화로 해석했다.

그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품질을 확인한 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는 것은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 방식 중 하나”라며 “정부가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에 개입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론적으로, 2025년 2분기 가계 소비의 성장은 인도네시아 경제 회복의 명백한 청신호다. 하지만 그 성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로잘리 현상’은, 거시 경제의 훈풍이 아직 모든 국민에게 닿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산층 이하 계층의 실질 구매력이 여전히 취약하며, 고물가와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부는 현재의 긍정적인 경제 지표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온라인 소비 활성화라는 흐름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오프라인 자영업자와의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실질적인 소득 증대와 구매력 향상을 체감하고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내수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다. ‘로잘리 현상’은 단순한 신조어를 넘어, 정부에게 민생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라는 무거운 정책적 숙제를 던지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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