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한국기업의 현지 자금조달 방법

인도네시아는 불황기에도 5%를 넘는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 발전가능성이 높은 국가입니다. 이러한 매력 덕분에,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세계 많은 기업들이 꾸준히 인도네시아 시장 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이 증가한다는 것은, 신규 자금수요도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증가하는 기업의 자금수요에 비해, 인도네시아 금융권에 축적된 금융자산은 태국 및 말레이시아 등 경쟁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은행권은 얼마 전까지 만성적인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주식시장은 제조업 비중이 높지 않아, 제조업 기업이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채권시장 역시 국채 위주로 시장이 구성되어 있어, 실질적 자금수요자인 중소기업이 채권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많은 기업들은 증자, 차입, 채권발행 등 여러 방법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왔습니다.

신한 위클리 포커스! 오늘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해외기업의 자금조달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서론

미국 현지시간 15일, FOMC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미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신흥시장에서는 자본이 이탈하게 됩니다.

다양한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이번 금리인상으로 신흥국 자본유출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리인상 시기에는 기업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따라서, 이 시기 기업은 은행차입을 통한 전통적인 자금조달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자금조달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해외진출기업은 다양한 법규 및 제약사항을 준수해야 하기에, 좀더 다양한 형태의 자금조달 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2. 자본금 증자(주식발행)

먼저, 해외현지법인의 대표적인 자금조달수단은 증자입니다. 증자는 일반적으로 주주가 금전 또는 현물 등을 투입하여, 해당회사 자본금을 증대시키는 행위를 의미입니다.

네임 벨류가 큰 대기업은 해당국 주식시장에서 신주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현지법인은 모회사가 현지법인에 출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CIMB 등 일부 합작외국계 대형은행이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사례는 있었습니다. CIMB은행은 말레이시아계 은행으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 동시에 상장된 최초의 은행입니다.

이는 CIMB은행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서 동시에 안정적인 IDR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은 규모와 자유로운 자본이동 측면에서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므로, 대부분 현지 진출기업들은 모회사 출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계를 포함한 대부분 외국계은행들도,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서, 모행으로 부터 대규모 자본금을 납입 받았습니다. 대규모 자본금 투입은 현지기업 입장에서는 재무적 안정성을 의미하며, 좀더 적극적인 기업활동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투자대상국인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도, 자본금을 통한 투자는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 안정적인 장기자금 유입을 의미하므로, 정부기관 또는 감독기관 역시, 자본 출자를 통한 기업진출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3. 채권발행

다음으로는 채권시장을 발행을 통한 자금의 조달을 살펴보겠습니다. 채권발행역시, 기업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 직접자금 조달방법입니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는 일반투자자 보호를 위해 채권발행 자격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채권시장은 일부 통신/소비재 관련 대기업을 제외하고 일반기업이 채권 발행을 통해 직접 자금을 조달을 하는 경우는 흔히 않습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채권시장은 국채비중이 70%에 달하며, 일반 사기업 비중은 30%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는 그만큼 일반 기업이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조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불어, 외국계 기업이 인도네시아 기업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사례는 더욱 흔치 않습니다. 다만, 최근 외국계은행을 중심으로 채권 발행을 통해, 장기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싱가폴계 UOB은행은 2015년, 1조 5천억 루피아 수준의 1년물, 3년물, 5년물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바 있습니다. 또한 2016년 풍부해진 루피아자금시장 덕분에, 여러 외국계은행이 5년을 초과하는 장기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부 금융기관을 제외하고, 외국기업이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이는 투자자 보호에 중심을 두고 있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여러 규제 때문으로 보입니다.

4. 모기업으로부터의 직접 차입

다음으로는 국내 모기업으로부터의 직접차입 또는 지급보증을 받는 방법인데요.

현실적으로 해외현지법인이 설비투자자금 및 운전자금의 조달을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모회사로부터 직접 차입하는 것입니다.

물론 모회사의 보증을 기초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할 수도 있으며 또한 최근에는 모회사의 보증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외화표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긴 합니다.

이러한 모기업으로부터의 자금차입은 현지법인의 증자, 채권발행 및 은행신규대출 등에 의한 자금조달 비해 업무 부담이 없고 모기업이 현지법인의 방만한 경영 등을 감시하고 이에 대한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편, 모회사차입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는 과세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증자대신 해외현지법인이 모회사차입을 선택하는 경우, 차입금에 대한 이자, 즉 비용이 발행하여 해외현지법인의 과세소득이 감소하므로 해외현지법인의 조세부담이 축소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회사 차입금에 대해 과도하게 책정된 차입금리는 해외현지법인으로부터 모회사로 소득을 이전한 것으로 간주되어 과세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5.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자금 조달 방법은 현지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입니다.

해외현지금융기관과 거래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외현지법인의 신용도인데 대부분의 해외현지법인들은 현지에서 거래에 충분한 실적 등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해외현지법인의 경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재무상태가 좋아지면 현지금융기관으로부터 일정부분 자금조달을 의존하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한편 지금까지 현지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방법 중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흔히 ‘스탠바이엘씨’(Standby LC)로 불리는 보증신용장입니다.

담보설정 등에 문제가 있는 현지기업은 보증신용장제도를 활용하여 신용장을 담보로 활용함으로써 현지부동산에 대한 담보가 불필요하게 되어 일반적인 부동산담보대출에 비해 저비용으로 자금을 빌릴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보증신용장제도는 국내금융기관이 국내기업으로부터 보증신용장 발행을 의뢰 받고 국내금융기관과 제휴된 현지금융기관에 대해 보증신용장을 발행하면 해외현지법인이 해외금융기관으로부터 현지통화로 자금을 빌리는 구조를 말합니다.

보증신용장제도는 대개 현지통화로 자금을 조달하며, 현지기업 입장에서는 환율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고, 현지법인이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습니다. 형태상 모회사의 차입에 의존하지 않으므로 모회사의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현지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은 현지의 우량금융기관과 거래를 하게 됨으로 인해 현지 금융시장에서 현지법인의 신용도에 대한 공신력이 올라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현지금융기관의 대출조건 등이 현지국가의 금융정책변화에 민감하게 반응기 때문에 금리, 대출시행 등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만약 보증신용장을 활용하는 경우 해외현지법인의 이자비용에 더해 모회사의 보증비용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6. 인도네시아 자금조달시장의 발전방향 전망

서두에서 설명 드린 것처럼, 자금시장은 결국, 자금수요자인 기업들의 Need에 맞게 발전하는 것이 필연입니다.

기업의 해외 진출은, 소비시장의 잠재적 가치 및 시장성을 고려한 것일 텐데요, 특히 인도네시아로의 진출은 지금까지 노동집약적인 산업부문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진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업들은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리고 중소기업은 이러한 대기업 진출에 동반하여 진출하게 되며 이러한 동반 진출은 해외 진출 에 따른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완화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도 초기에는 섬유 및 봉제 등의 진출이 많았으나 철강, 석탄, 농산물 등 자원에 기초한 업종의 진출이 뒤를 이었으며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거대 소비시장을 겨냥한 IT기업, 금융업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고부가치 산업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다는 것은, 해당 산업이 요구하는 자금조달 형태도 다양해 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술집약적 기업은, 노동집약적인 기업에 비해, 자금 회전기간이 깁니다. 연구개발/시설투자 등에 대한 자금수요가 많기에, 장기자금 조달을 선호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들 기업은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단기차입 보다는, 주식 및 채권발행을 통해, 안정적인 장기자금 조달을 점점 더 많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인도네시아의 산업구조가 노동집약산업 중심에서 기술집약산업으로 옮겨갈수록, 인도네시아 자금조달시장도 차입시장 중심에서 주식채권시장 중심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대로, 인도네시아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일부 대기업과 국채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업들의 직접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수행할 수록, 보다 많은 기술집약 기업이 인도네시아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예는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폴 등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도 이미 확인되었습니다. 머지 않은 장래에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이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환율소식>

루피아화 환율은 12월 15일, 미 달러당 13,395루피아로 전주 대비 110 루피아 상승 마감하였습니다. 주 후반까지, 루피아 환율은 정부의 환율안정의지 및 텍스엠네스티 관련 대외자금의 꾸준한 유입 덕분에 안정적인 모습을 연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상외로 강한 FOMC의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 언급에, 루피아 환율은 큰 폭으로 상승하였습니다.

FED의 금리인상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신흥국에서의 자본유출을 의미하기 때문에, 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의 증가는 루피아 통화가치에 큰 부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원유가격 상승 영향 역시, 원유 순수입국인 인도네시아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원화 환율은 전주 대비 24원 상승한 달러당 1,186원으로 마감하였습니다. 주 초반 외국인의 주식순매수 기조 유지 및 지속적인 수출네고자금의 출회로 원달러 환율은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였습니다.
그러나, 주 중반부터 FOMC회의에 대한 경계감 확산으로 원화환율은 상승하기 시작하였으며, 예상보다 매파적인 FOMC의 시그널에 원화환율은 다시 1180원 수준을 상회하였습니다.

미 기준금리의 인상가능성은 중대 되는데 비해, 원화 기준금리는 한국의 현 경제상황을 고려하여 동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한미간 금리차 축소 또는 역전현상은 향후에도 원화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100 루피아 당 원화는 12월 15일 8.85원으로 전주 대비 0.11원 상승하며, 루피아 대비 원화의 상대적 약세를 반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