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섬유 업계, 미국행 환적 수출 증가에 심각한 우려

미국 수출품을 선적한 콘테이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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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을 향한 인도네시아 섬유 및 섬유제품(TPT) 수출이 최근 급격히 늘어나면서, 현지 산업계와 정부 당국이 환적(transshipment) 상품 급증에 대한 구조적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방적사·필라멘트 생산자 협회(APSyFI)는 미국의 상호관세 일시 유예로 대미 수출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으나, 관세 문제와 더불어 환적 상품 증가가 국가 산업 경쟁력 저하와 우회수출에 따른 정책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세 부담 가중…90일 유예에도 불안감 해소 못해

스리텍스 공장 노동자 사진 PT Sri Rejeki Isman Textile사

현재 인도네시아산 의류 및 섬유제품에는 20%에서 최대 47%에 달하는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이는 기존 10~37% 관세에, 현재 90일간 유예 중인 32% 상호관세가 더해지면서 10%의 추가관세가 포함된 수치다.

APSyFI의 레드마 기타 위라와스타(Reedma Gita Wirawasta) 협회장은 “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8일 이후 32%의 상호관세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인도네시아 기업들의 대미 수출 부담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업체들은 관세 유예 기간 동안 대미 수출 물량을 최대한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2025년 4월 21일 비즈니스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출 증가가 환적(transshipment)에 의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비정상적인 수출 급증은 오히려 우리 산업 자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적 상품 증가…산업경쟁력 및 국가신인도 ‘위협’

환적 상품이란, 주 원자재 또는 반제품이 해외(주로 중국 등)에서 인도네시아로 반입된 후, 단순 봉제 등 최소한의 조립(assembly) 공정만 거쳐 미국 등 제3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을 말한다.

이러한 상품은 인도네시아 내 실질적 생산 공정 없이 단순히 경유지로만 이용되어, 원산지 우회 수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레드마 위라와스타 협회장은 “인도네시아 내에서 생산되지 않고 해외 원자재에만 의존해 환적 의혹이 짙은 수출품에 대해서는 별도 가치를 산정해 제외하고, 관세 재산정 협상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의혹 상품이 적발될 경우,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인도네시아 섬유제품의 신뢰와 시장 접근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의 철저한 관리와 감독을 촉구했다.

# 대미 섬유ㆍ의류 수출 실적 지속 성장…통계가 보여주는 현상

▲통계청(BPS), 2025년 1월 인도네시아 수출입 동향 발표

중앙통계청(BPS)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대미 기성복 수출(HS 61-62)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1~3월, 편물 의류 및 부속품(HS 61)의 대미 수출 비중은 63.40%로, 총 38,620톤에 달한다. 수출금액은 6억 2,925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46% 급증했다.

비편물, 즉 직물 의류 및 부속품(HS 62) 분야의 대미 수출 비중도 42.96%(총 17,700톤)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5억 6,846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7% 소폭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는 단기적으로 인도네시아 섬유 업계의 호조를 의미할 수 있으나, 환적 제품 비중이 늘어날 경우 장기적으로는 미국과의 통상 마찰, 보복 관세 등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정부 및 업계, 공동 대응책 필요성 대두

업계 전문가들은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인도네시아 순수 생산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무역 투명성 제고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환적 상품 적발을 위해서는 더욱 엄격한 원산지 검증 시스템 개선, 생산 이력 관리, 관련 정책 입법 및 사후 모니터링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재무부 관계자는 “앞으로 각종 보고 및 통관 절차를 더욱 정비해 인도네시아가 해외 경유지로만 이용되는 일이 없도록 산업 구조 고도화와 생산 공정 내실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와 정부 당국 모두 미국행 수출에서 환적 상품 문제가 고착될 경우 인도네시아 섬유 산업의 국제 경쟁력과 신인도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계 당국은 투명하고 건전한 수출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 정비와 무역 파트너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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