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기술심의 폐지, 섬유 산업 업종 전환 위기 …최대 70% 기업 존립 흔들

인도네시아 섬유산업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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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섬유산업이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최근 정부가 수입 관련 쿼터제와 ‘기술 심의 요건(Pertek)’ 등 각종 수입 규제의 완화 또는 폐지를 추진하면서, 섬유업계는 자국 기업의 존립 기반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섬유협회(Asosiasi Pertekstilan Indonesia, 이하 API)는 2025년 4월 17일 열린 ‘수입 쿼터 폐지, 위협인가 도전인가?’ 포럼에서 “정부가 수입 기술 심의와 쿼터제를 폐지하거나 과도하게 완화할 경우, 섬유 및 섬유제품(TPT) 산업의 70%에 달하는 기업이 생산 활동을 포기하고 무역업으로 업종을 전환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안 샤리프 API 부회장은 행사에서 “이미 지난 1년간 TPT 분야는 국내 시장에 밀려든 초저가 수입 제품으로 인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섬유산업의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공장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시급한 시장 안정화 대책 등 보호 조치는 논의하지 않은 채 수입 장벽만 제거한다면, 점차 업계를 떠나 무역업에 전념하는 기업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쿼터나 기술 심의 요건이 폐지되면 산업 현장 대신 리셀러, 틱톡 판매자, 구매 대행업자 등 무역중개인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며 “제가 공장을 짓는 마지막 세대가 되는 것은 아닐지 매우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 미국의 대(對)인니 TPT 관세 부과… 수출에도 타격

이번 우려는 미국이 인도네시아산 섬유·의류제품(TPT)에 대해 32%의 상호 수입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대외 환경도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더해지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API는 “인도네시아 섬유 산업 중 보세 구역 내 생산업체들의 미국 수출 비중이 전체의 30% 이상”이라며 “이런 시점에서 수출시장까지 제한된다면 업계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2024년 기준 미국향 의류 및 액세서리(HS 61-62) 수출량은 1억 8,800만 킬로그램, 거래액 기준 약 46억 달러(약 6조 3,270억 루피아)에 달한다.

이는 전년(2023년) 1억 6,900만 킬로그램, 43억 5천만 달러와 비교해 증가세를 보이지만, 국내 시장은 저가 수입품의 범람으로 이미 구조적 위기에 처해 있다.

# 국내 업계, “시장 안정화·보호 필요”…정부는 규제 완화 기조

섬유협회와 현장 생산업계는 정부가 적절한 시장 보호 및 안정화 조치 없이 수입 규제 완화에만 집중할 경우, 내수 제조 기반이 무너져 국가 경제와 고용에도 심대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안 부회장은 “의류 완제품을 대상으로 높은 재량권을 가진 일반 수입업자(API-U)가 여전히 다수 존재하는 현실은 국내 제조기업에 치명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의류산업은 충분히 성장했고, 시장 수요를 만족시킬 역량도 갖췄음에도 무분별한 완제품 수입이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규제 완화와 쿼터 폐지 결정이 성급하게 이뤄진다면 인도네시아 젊은 세대는 더 이상 창의적으로 기술을 익히는 생산자가 아니라 수입품 리셀러가 되기 위해 사업에 뛰어들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구조는 국가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약화시키고, 일자리 창출에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섬유협회 API는 정부가 수입 심의 및 쿼터 규제에 대해 산업계와 긴밀히 협의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아울러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파장과 내수 시장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일자리·산업 생태계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외 수출과 내수 모두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제조업의 미래 방향과 생존 전략 수립이 더욱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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