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밍 어떡해” 공항 대란… 유심 못바꾼 SKT 이용자 대처법은?

5월 1일부터 엿새간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앞둔 3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SK텔레콤 로밍센터에서 출국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2일 연휴맞이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을 앞두고 있는 SK텔레콤 가입자는 평소보다 일찍 공항에 갈 생각이다.

유심보호서비스만 가입해도 충분하다는 설명 때문에 유심(USIM) 교체를 하지 않고 있었지만, 뒤늦게 해외 로밍은 보호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돼 공항에서라도 유심을 교체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인터넷에서 공항 로밍센터 대기가 1시간 훌쩍 넘게 걸린다는 글을 보고 일찍 나서기로 마음먹었다”며 “비행시간은 2시간 정도인데, 출국 대기 시간에 유심 교체 시간까지 더해지니 그냥 하루를 다 날리는 셈이 됐다”고 했다.

5월 초 황금연휴를 활용해 해외여행을 이미 계획했는데 아직 유심(USIM) 교체를 못한 SKT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SKT 측은 당일 출국자를 대상으로 공항에서 유심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 유심
  • 이심(eSIM) 구매도 방법… 대리점 방문해야

유심 교체를 하지 못한 채 해외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용자들이 택할 수 있는 첫 번째 선택지는 공항에서 출국 당일 유심을 교체하는 것이다.

현재 SKT의 유심보호서비스와 해외로밍서비스는 동시에 가입할 수 없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한 유영상 SKT 대표는 “공항 로밍센터에 필요한 유심을 최우선으로 공급하고, 유심교체 처리건수를 3배 이상 늘리는 등 업무처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 SK텔레콤 해킹 관련 조치시간관계상 유심 교체를 못했어도 SKT에서는 다른 보안 장치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유심보호서비스를 해지하고 해외로밍서비스를 이용해도 된다고 설명한다.

FDS(비정상인증시도 차단) 시스템을 통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했다는 것이다. SKT 관계자는 “2023년도에 FDS를 도입하고 나서 한번도 오탐지가 된적이 없다”고 말했다.

불안하다면 기존 유심보호서비스는 그대로 두되, 이심(eSIM)을 구매?설치해 여행지에서 쓰는 방법이 있다.

[그래픽] '1폰 2번호' e심(eSIM)이심(eSIM)은 실물 유심 없이 휴대폰에 내장된 칩에 가입자 정보를 심어 쓰는 디지털 심이다. ‘셀프 개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요 장점인 만큼 대리점을 방문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심을 활용하는 의미가 줄어든다.

김용대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FDS의 오탐 가능성이 없지 않아, 해외여행 시에는 유심보호서비스를 유지한 채로 데이터 이심을 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이심이 가능한 최신 스마트폰만 이 방법을 쓸 수 있다는 점이 한계다.

애플은 아이폰XS 이후, 삼성전자는 갤럭시 Z폴드?플립4, 갤럭시 S23 이후 모델부터 지원된다.

  • SKT “14일부터 해외로밍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 이용”

유심 보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을 호소하는 해외 거주 가입자도 적지 않다.

교환학생으로 미국에서 체류하는 대학생 이모씨는 연합뉴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해킹 사건이 알려진 이후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하면 해외 로밍 서비스를 쓸 수 없는 사실을 모르고 서비스에 가입했다가 한국에서 오는 문자 인증을 못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 대학에서 쓰는 구글 계정에 로그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얼마 남지 않은 기말고사 응시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SK텔레콤은 이달 14일부터 유심 보호 서비스를 로밍 서비스와 동시에 해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지만 그전까지 이씨 사례 같은 해외 고객들의 불편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T는 이달 14일부터 시스템을 개선해 해외로밍을 이용하는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작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T는 이달 중순쯤 ‘유심 포맷’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유심 포맷은 유심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방식이다. 기존 유심 교체가 하드웨어 차원에서 새로운 유심을 물리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면, 유심 포맷은 “SKT 이용자가 가진 유심 정보를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변경해 유심 교체 없이 교체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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