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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출범시킨 국부펀드 ‘누산타라 번영 투자 관리청'(BPI Danantara, 이하 다난타라)이 정치 개입 리스크에 대한 우려 속에 출범했다.
2025년 2월 24일(월) 공식 출범한 다난타라는 싱가포르의 테마섹 홀딩스를 모델로 삼아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구조적 문제로 인해 성공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다난타라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운영 과정에서의 정치적 개입 가능성이다. 인도네시아 국영기업(BUMN)들이 장기적인 사업 전략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던 점을 고려할 때, 다난타라가 강력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지 못하면 전문적인 투자 기관이 아닌 정치적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경제학자들은 다난타라 설립이 국가 투자 관리의 엄격한 감독과 투명성의 중요성을 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테마섹과 같은 성공적인 모델은 훌륭한 재무 관리뿐만 아니라 정치적 개입 최소화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난타라의 주요 과제는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INDEF 설립자이자 파라마디나 대학교 총장인 디딕 J. 라치비니는 정치 개입이 그동안 국영 기업 관리의 주요 문제 중 하나였다고 지적하며, 이사 임명과 전략적 정책이 종종 정치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아 전문성과 기업 성과를 저해했다고 밝혔다.
그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을 다난타라 자문 위원으로 위촉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거물급 인사들의 참여가 대중의 신뢰를 어느 정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다난타라의 지도부를 발표했는데, 이 조직 구조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후원자 및 책임자는 프라보워 대통령, 자문 위원회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조코 위도도 등 전직 대통령들로 구성된다. 문제는 감독 위원회와 집행 기관의 구성이다.
감독 위원회 의장은 에릭 토히르 국영 기업부 장관이, 다난타라 최고 경영자(CEO)는 로산 페르카사 로에슬라니 투자 및 다운스트림 산업부 장관이 겸임하는 구조다.
INDEF의 산업, 무역 및 투자 센터장은 이러한 겸직 구조가 “우스꽝스럽다”고 지적했다. 국영 기업부 장관이 투자 및 투자 조정 위원회(BKPM) 장관을 감독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운영 이사가 국영 기업부 차관이라는 점도 운영자가 규제 기관 역할을 겸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을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안드리는 이러한 구조가 시장, 특히 투자자들에게 다난타라의 책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감독 및 운영 기능이 같은 부처에 있기 때문에 편향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국영 기업부가 다난타라를 민첩한 기관으로 쉽게 놓아주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정서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안드리는 다난타라 출범 첫날 종합 주가 지수(IHSG)가 상당히 하락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시장이 다난타라의 구조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상승세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6,700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은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식이라면 관료들, 장관 주변 사람들로 채워질 것이고, 다난타라 자산 관리에 대한 정치적 개입도 분명히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테마섹 홀딩스는 1974년 설립된 싱가포르 정부 소유의 투자 회사로, 정부로부터의 독립성, 장기적인 수익성 추구, 광범위한 자산 다각화를 통해 성공적인 국부펀드로 자리매김했다.
비스니스 등 주요 언론들은 다난타라가 테마섹의 성공을 모방하려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운영 통제권을 완전히 포기하고, 경영진을 단순한 공무원이나 정치적 연줄이 있는 인물이 아닌 유능한 전문가들로 구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단기적인 정치적 이익이 아닌 장기적인 경제 발전을 목표로 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투명하고 독립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난타라는 또 하나의 실패한 국영 기업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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