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 중인 7일 국회 본회의장에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여당이 일제히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에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여당 의원들의 복귀를 일일이 호소했다.
여당에서는 안철수 의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 원내대표와 함께 여당 의원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렀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지난 4일 새벽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투표에 참여했던 의원 이름은 두 차례씩 호명하면서 “어서 돌아와 국회의원의 본분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안 의원의 이름을 부를 때에는 평소 ‘앙숙’으로 알려졌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안철수 파이팅”이라고 크게 외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박 원내대표의 제안설명 이후 김예지 의원이 회의장으로 돌아와 투표했다. 이어 30분쯤 뒤 김상욱 의원도 돌아와 한 표를 행사했다.
이들이 들어오자 회의장에 있던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박수로 환영했다.
무기명 투표가 완료되는 데는 통상 20분 정도가 걸리지만,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는 퇴장한 여당 의원들을 기다리며 1시간 넘게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 의원 3분의 2인 200명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 의석은 총 192석으로 8석이 모자란다.
본회의장 밖에서는 야당 보좌진들이 “투표해”, “반란군” 등을 외치며 여당이 투표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본회의에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앞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김 여사 특검법 재의 투표 건이 상정됐다.
- 대통령 사과에도 들끓는 민심… (대전=연합뉴스) 7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담화를 한 가운데, 대전시민들이 이날 오후 서구 은하수네거리에서 열린 윤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2024.12.7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앞에 집결한 시민들이 탄핵안 가결을 촉구하며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이날 저녁 7시 기준 여의도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10만2천명(최대 15만9천명)이 집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주최 측 추산은 100만명이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국회 본회의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국민의힘 불참에 따른 재적 의원 미달로 탄핵안 투표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는 소식에 격앙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민주노총 측 사회자는 “일어나서 천천히 이동해 국회를 에워싸자”고 외쳤고, 시민들은 동·서쪽으로 나눠 국회를 둘러싸는 행진 대열을 만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뒷문으로 퇴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시민들은 국회4문 방면으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회 정문이나 담벼락, 경찰 바리케이드를 넘으려는 참가자들은 다른 시민들이 제지하는 분위기다. 주변에서는 “평화 시위”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맞불 집회를 열던 보수 성향 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자유통일당, 전국안보시민단체총연합 등은 국회 소식에 환호했다.
이들은 “윤석열 만세”, “자유국가 만세”,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본회의장을 지키고 있는 국민의힘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을 향한 욕설도 난무했다.
이날 저녁 6시 기준 세종대로 일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1만8천명(최대 2만명)이 모였다. 주최 측은 10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협약)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