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간 비행기에 부딪힌 새 623마리… 인천공항 야생동물 위험성 평가 시행

인천공항, 드론으로 조류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차단

KEI “개발계획 수립부터 지방항공청과 협의하도록 절차 마련해야”

인천공항, 2022년 야생동물 유인요소 위험성 평가 시행 

한국에서 운항 중인 항공기에 부딪혀 죽은 새가 최근 5년여간 확인된 것만 600마리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 6개월간 국내 공항에서는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623건 발생했다.

조류 충돌은 이착륙·순항하는 항공기 엔진·동체에 새가 부딪히는 사고로 탑승객 안전 문제나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세계 항공시장이 조류 충돌 대응에 매년 1조원을 지출하고 있다고 추산한다.

연도별로 보면 조류 충돌은 2019년 108건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운송량이 감소한 2020년 76건으로 줄었다가 2021년 109건, 2022년 131건, 작년 152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두 기관이 일정 고도 이하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만 집계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사고는 더 잦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조류 충돌로 회항한 항공기도 7편 있었다.

인천공항에서는 지난 2월 6일 막 이륙해 17피트(약 5.2m) 떠오른 항공기 엔진과 착륙기어에 새가 날아들면서, 6월 24일에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달리던 항공기 전면에 새가 부딪히면서 회항하는 일이 있었다.

새와 부딪힌 항공기 엔진
  • 새와 부딪힌 항공기 엔진

두 공사는 조류 충돌 증가세와 관련해 코로나19 종식 이후 여객 실적이 회복한 점, 기후변화와 공항 주변 개발사업으로 조류 서식지가 감소한 점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앞서 한국환경연구원(KEI)은 “공항 주변 도시개발로 조류 이동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조류 충돌 위험성도 증가한다”며 “각종 개발사업에 대해 계획수립 단계부터 지방항공청과 협의하도록 공식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인천공항, 2022년 야생동물 유인요소 위험성 평가 시행 

인천공항, 야생동물 유인요소 위험성 평가 시행 - 1

한편,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김경욱)는 국내 공항 최초로 ‘공항 야생동물 유인요소 위험성평가’를 도입해 야생동물 관리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공사는 지난 2022년 공항 야생동물 유인요소 위험성 평가를 완료했으며, 유인요소별 위험 저감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평가 도입을 위해 공사는 지난 6개월간 인천공항 반경 13㎞ 주변지역에 대한 야생동물 유인시설 및 생태환경을 분석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야생동물 유인요소 위험성평가 체계’를 자체 수립해 공항인근 유인요소 33곳을 선정했다.

이후 유인요소별로 ▲공항과의 거리 ▲항로 접근성 등 위험발생 가능성 및 ▲야생동물 유인강도 ▲항공기와의 충돌 가능성 등 심각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요소별 위험도를 4단계로 구분해 진단했다.

평가결과 위험도별로 매우 높음 1곳, 높음 14곳, 보통 8곳, 낮음 10곳으로 나타났다.

평가결과에 따라 공사는 위험도가 매우 높음으로 진단된 활주로 인근 녹지대 1개소를 즉시 제거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높음 및 보통단계에 해당하는 유인요소에 대한 ▲일 4회 이상 상시점검 ▲조류방지그물 설치 ▲조류 동향 파악 ▲조류 포획 ▲배수로정비 등 요소별 맞춤형 저감조치를 통해 모든 요소의 위험도를 낮음 단계로 조정함으로써 항공기 조류충돌 사전예방 등 운항안전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 류진형 운영본부장은 “이번 대책은 야생동물로 인한 운항안전 저해 요인을 한층 더 과학적,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야생동물 관련 항공기 운항 장애 요인을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부)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