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항에스트로겐 약물, 종양 성장 억제…유방암 임상시험 계획”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종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면역세포를 약화해 유방암 등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항에스트로겐 약물을 항암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듀크대 암연구소 도널드 맥도널 교수팀은 28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유방암과 흑색종 쥐 모델 실험 결과 에스트로겐이 종양을 공격하는 면역체계의 능력을 약화하고 면역요법 효과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방암은 여성들에게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로,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표피성장인자 수용체2(HER2)가 모두 없는 삼중 음성 유방암은 다른 유방암보다 뇌·폐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고 5년 생존율이 12%에 불과하다.
맥도널 교수는 “삼중 음성 유방암 치료는 면역 요법 등장으로 크게 개선됐지만 효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면역 요법의 항암 활성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하는 게 이 연구의 주요 목표”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반응과 염증성 질환에서 활성화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eosinophils)에 초점을 맞췄다.
호산구는 최근 종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종양 관련 호산구 증가증(TATE)은 대장암, 식도암, 위암, 구강암, 흑색종, 간암 등 암 환자의 예후 개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유방암과 흑색종 쥐 모델 실험 결과 에스트로겐은 호산구 수와 종양 관련 호산구 증가증(TATE)을 감소시켜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유방암 종양과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성장을 의존하지 않는 흑색종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항에스트로겐 약물을 투입한 생쥐에게서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신호가 억제되면서 면역 요법의 효능이 강화되고 종양 성장이 늦춰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맥도널 교수는 “이 결과는 에스트로겐이 호산구의 작용과 TATE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항에스트로겐 약물을 여러 유형 종양의 면역 치료 효과 개선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를 토대로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라소폭시펜’이라는 항에스트로겐 약물의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활부)
◆ 출처 : Science Advances, Donald McDonnell et al., ‘Estrogen signaling suppresses tumor associated tissue eosinophilia to promote breast tumor growth’, https://doi.org/10.1126/sciadv.adp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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