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 시설 공사 늦어져…9월부터 공무원 1만명 이주 계획 차질
인도네시아의 누산타라 신수도 건설 작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오는 9월부터 1만명이 넘는 공무원들을 이주시키려던 계획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CNN 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전날 신수도 예정지 누산타라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달부터 신수도로 공무원들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지만 누산타라의 준비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일정을 강행하고 싶지 않으며 준비가 덜 된다면 계획을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수도 자카르타의 인구 폭증과 침수, 지반 침하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자 자카르타에서 약 1천200㎞ 떨어진 칼리만탄섬 누산타라로 수도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 누산타라를 수도로 공식 선포하겠다며 지난달 말부터 누산타라에 마련한 대통령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누산타라에서 첫 각료회의를 열었고, 오는 17일 독립기념일 행사도 이곳에서 열 계획이다.
하지만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누산타라를 인도네시아 수도로 공포하려던 계획은 이미 취소됐고, 내달부터 주요 부처를 이전하려던 계획 역시 늦어질 전망이다.
현지 언론은 누산타라에 상하수도나 전력망, 도로 등 기반 시설이 여전히 갖춰져 있지 않으며 정부 청사나 공무원들이 지낼 주택 건설 역시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사업이 늦어지는 것은 자금 부족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수도 건설 총사업비로 320억달러(약 44조원)를 예상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총사업비의 20%만 재정으로 충당하고 80%는 민간 투자로 마련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확실한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는 누산타라에서 열리는 독립기념일 행사도 당초 계획보다 축소하기로 했다. 당장 행사 참석자 수를 8천명에서 1천300명으로 줄였다. 많은 사람이 묵을 수 있는 숙소가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아서다.
또 각종 문화 공연이나 열병식 등 행사도 수도 자카르타와 나눠서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독립기념일 행사는 누산타라와 자카르타에서 동시에 열리게 된다.
누산타라 행사에는 조코위 대통령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하고, 자카르타 행사에는 마루프 아민 부통령과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부통령 당선인이 참석하게 된다. (정치부)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