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서 실전형 재난 대응 훈련 ‘레디코리아’ 진행
인명피해 최소화하기 위해 범정부 대응체계 점검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승객 180명을 태우고 출발한 여객기가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하던 도중 순간 돌풍에 밀려 활주로를 이탈했다.
비틀대던 비행기는 결국 승객 20명이 탑승한 버스와 충돌했다.
여객기에서 시작된 불길이 주변으로 번졌고, 비행기와 버스 승객은 물론 공항 이용객의 안전까지 위험한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 행정안전부가 5일 인천공항에서 국토교통부, 인천광역시,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21개 기관과 함께 진행한 ‘레디 코리아 훈련’은 이처럼 공항에서 여객기 사고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 실시됐다.
지난해 시작된 ‘레디 코리아 훈련’은 발생 양상이 복잡한 복합재난 및 피해 규모가 증폭된 대형재난을 상정, 행안부의 주관하에 유관기관 전체가 참여하는 실전에 준하는 합동훈련 방식이다.
행안부는 지난 3월 충남 서산시 석유화학단지 복합재난 대응 훈련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훈련을 진행했다.
이번 훈련은 2022년 10월 필리핀 세부 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시설과 충돌한 사례를 참고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인천공항 관제탑에서는 핫라인을 통해 즉각 소방과 공항의료센터 등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공항소방대 출동을 요청했다. 또한 사고 장소 주변을 항공기 제한구역으로 설정해 이착륙을 중단시켰다.
신고를 접수한 119 종합상황실은 행안부, 국토부, 인천시, 인천 중구 등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파했다.
항공기 기장은 자력 탈출이 가능한 승객부터 대피를 유도했고, 승무원은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이들이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유도했다.
항공기와 추돌한 버스에서도 연기가 나자 현장에 도착한 인천공항 소방대는 초기 화재 진압을 시도했다.
항공 연료가 새고 있기 때문에 대형 화재로 번질 수도 있는 만큼, 버스 승객의 대피 경로를 먼저 확보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인천국제공항 사고수습대책본부는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사고 초기상황을 국토교통부와 서울지방항공청에 보고했다.
국토부는 항공기 사고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한 뒤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고, 인천 중구는 주민에게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꾸려 피해 현황을 파악해 초기 화재 진압과 현장 통제를 실시했다.
행안부는 국토부, 소방청,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관계기관과 상황판단회의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항공기와 승객용 버스 화재, 다수의 사망자와 중상자 발생 등 대규모 피해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범정부 총력 대응체계로 전환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장 의료 대응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인근 재난거점병원에 병상 추가 확보를 요청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다치지 않은 승객들을 보호실로 이송하고, 항공기 유도로 임시 복구를 실시했다.
영종소방서는 선착대를 출동시켜 신속한 화재 진압과 구조·구급활동을 실시하고, ‘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해 추가 인력과 장비를 투입했다.
그 사이 항공기에서 폭발음이 잦아지고 연기가 치솟자 영종소방서는 대원들의 긴급탈출을 지시하고, 집중 방수에 들어갔다.
이에 화재 발생 한시간여만에 진압과 인명 구조를 완료할 수 있었다.
이날 훈련은 기후변화에 따른 난기류 발생 증가 등 항공기 사고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범정부가 총력 대응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응체계 점검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행안부는 레디 코리아 훈련을 지난해 2회에서 올해 4회로 늘리고, 하반기엔 고속도로 터널 사고에 대비하는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실제로 재난이 발생했을 때 범정부적인 대응 태세와 역량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훈련을 통해 범부처적인 대응 역량과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사회부)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