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모하맛(98)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아들이 연루된 비리 의혹으로 당국 조사를 받게 됐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마하티르 전 총리가 그의 아들이 연루된 비리 사건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이날 밝혔다.
반부패위원회는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며 “사건에 대해 밝히기 적절한 시기까지는 조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반부패위원회는 마하티르 전 총리 두 아들의 비리 혐의를 조사해왔다.
마하티르 전 총리 측근인 다임 자이누딘 전 재무부 장관도 권한 남용, 자금 세탁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았다.
마하티르 전 총리 측은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라고 반발했지만,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이를 부인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부패 척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국왕도 지난 1일 아잠 바키 MACC 위원장에게 철저한 부패 단속을 주문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와 안와르 총리는 정치적으로 악연이 있는 사이다.
안와르는 과거 마하티르 총리의 후계자로 꼽히며 부총리를 지내기도 했으나, 아시아 금융위기 대책을 놓고 갈등을 빚은 뒤 사실상 숙청됐다.
마하티르가 제기한 동성애와 부패 혐의 등으로 안와르는 구속됐고, 두 사람은 원수지간이 됐다.
이들은 2018년 총선에서 다시 손을 잡고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다시 총리가 된 마하티르는 1∼2년 후 안와르에게 총리직을 넘기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내부 권력 다툼 끝에 마하티르가 사임하고 안와르도 총리직을 물려받지 못하면서 다시 사이가 틀어졌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1981년 총리직에 올라 22년 장기 집권했고, 2018년 5월 다시 총리가 돼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 기록을 세웠다.
2020년 2월 사임한 그는 2022년 11월 총선에 출마해 낙선했다.
사실상 정치적 생명이 끝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후에도 그는 안와르 정권 비판에 앞장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