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시국선언”에 병원 교수 등 5천여명 연대서명

보건복지부가 보낸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 사전통지서. 한국 정부가 집단사직 후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6일 서울 한 우체국에서 관계자가 수취인 부재로 되돌아온 면허정지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들고 있다. 2024.3.6

“정부, 전공의 향한 위압적 발언·위협 중단하고 열린 자세로 논의해야”

“의료개혁을 위해 의료계와 정부가 서로 존중하며 합리적 방안을 논의하자”며 시국선언을 발표한 의사들이 “동료 교수·전문의 등 5천여명이 연대 서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8개 병원 교수와 전문의 16명은 소속과 실명을 밝히고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해 전자 설문 방식으로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병원 교수 등 5천여명 "의료개혁 시국선언"에 연대서명(종합) - 1시국선언을 게시한 사이트 운영진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전국의 수련 병원 소속 교수와 전문의 3천523명, 기타 소속 의사 등 1천657명이 서명에 동참해 총 참여 인원은 중복 제출을 제외하고 5천180명을 기록했다.

이들은 사이트에 ‘전국 수련병원 소속 교수와 지도전문의’ 명의로 선언문을 게시하고 “현재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추진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의료체계를 혼란이 빠뜨리고 있으며 이 사태가 종식되지 않을 경우 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이해관계자는 이성을 되찾고 정부와 의료계 대표는 함께 허심탄회하게 합리적 방안을 논의해 해법을 도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에는 “정부는 전공의들을 향한 위압적 발언과 위협을 중단하라”는 것 외에도 정부에 필수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 것, 의대 정원을 포함한 정책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할 것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전국의 수련병원 교수·전문의들에게 “모든 의사 구성원이 단합하여 현재의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며 연대를 호소했다.

선언에 참여한 교수와 전문의들은 “환자를 위해 현장에서 사력을 다해 매일을 버티고 있지만 이미 한계에 다다랐으며 최악의 의료 파국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국민을 향해 “기성세대로서 의료계의 현재 모습에 책임을 가지고 있다. 현재의 의료혼란을 초래한 책임은 전공의가 아닌 우리를 비롯한 기성세대를 향해야 함이 마땅하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주도적인 시각에서 의료를 깊이 있게 바라보고, 국민이 안심하고 올바르게 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더욱 고민하여 진정한 의료개혁에 앞장서겠다”며 “의사들에 대해 느꼈던 실망감을 이해한다. 상황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 달라”고 부탁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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