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 면적 1.5배 불에 타
건기 30일 더 길어질 듯…”2019년 대형 산불 때와 비슷한 상황”
인도네시아에 건조한 날씨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이탄지와 산림이 많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과 칼리만탄섬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계속되고 있다. 이 영향으로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9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남칼리만탄주 반자르마신의 샴수딘 누르 국제공항은 이날 오전 6시부터 8시20분 사이에 예정됐던 항공편들의 운항을 일제히 연기했다. 짙은 연무로 인해 가시거리가 100m도 되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남동수마트라주 주도 잠비에서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주변 지역에서 산불이 나면서 대기질이 ‘건강에 해로움’ 수준이 계속됐다. 이 때문에 잠비 교육청은 모든 학교 학생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야외 활동을 줄이라고 명령했다.
남수바트라주의 주도 팔렘방에도 짙은 연무가 도시를 덮으면서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줬으며 임시 휴교도 고려 중이다.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국적으로 9만405헥타르(㏊·904.05㎢)의 이탄지와 산림이 불에 탔다. 서울 면적(605㎢) 1.5배 규모의 산림이 화재로 사라진 것이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올해 엘니뇨의 영향으로 건기가 더 길어지고 강우량도 크게 줄었다며 전국의 절반 정도 지역에서 우기가 1개월 정도 늦게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다.
드위코리타 카르나와티 BMKG 청장은 지금 상황이 2019년 대규모 산불이 났을 때와 비슷하다며 “모든 부처와 지방 행정부, 국민들이 경각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9년 인도네시아의 이탄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몇 달씩 연기를 뿜어냈다. 이 영향으로 인도네시아는 물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서도 호흡기 질환자가 속출하고 휴교령과 항공기 운항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당시 산불 피해 면적은 최소 94만2천㏊(9천420㎢)였으며 경제적 손실액은 최소 52억 달러(약 7조원)로 추산됐다. [연합뉴스 협약/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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