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지난 11일 인도네시아 ‘KB부코핀 은행’에 약 8천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인수 실패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부코핀은행이 최근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시장 신뢰를 얻어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열린 KB금융지주 컨퍼런스콜에서 KB부코핀은행에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KB국민은행 조남호 글로벌사업 전무는 “이번 증자는 과거 부실을 정리하고 턴어라운드 하기 충분한 자본 규모로 증자를 하고 시장에서 신뢰받고 우량은행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전기를 맞이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조 전무는 “KB부코핀은행이 초기 투자 이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부실 자산 규모가 늘어난 점은 있다”고 부연했다.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KB부코핀은행의 2021년 6월 663억원 적자를 냈으며 2022년 6월은 그보다 적자 규모가 더 커진 744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실채권(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32.1%에서 29.1%로 소폭 개선됐지만 건전성이 개선이 더 필요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조 전무는 “KB부코핀은행이 인도네시아 감독당국으로부터 종합등급 2등급을 받게되면서 다른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며 “부실 은행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 전폭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증자 규모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인도네시아 금융 환경도 부침에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인도네시아가 거시경제 안정성이 떨어져 KB부코핀은행의 자산건전성 개선 및 경영정상화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신흥국 은행의 경기순응성이 높은 점, 열위한 사업기반 및 건전성을 감안하면 KB부코핀은행의 경영정상화는 금번 대규모 증자 이후에도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조남호 전무는 “해외 쪽 익스포저 관련해서는 최근 들어 급격히 경색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반영해서 이머징 마켓은 당분간 성장하기 보다는 건전성 및 유동성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대답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7월 KB부코핀은행 첫 지분 획득 이후 현재까지 누적 투자 규모는 약 1조6천억원에 이른다. 2018년 7월 지분 22%를 1천164억원에 취득했으며 2020~2021년 동안 약 6천900억원 규모로 추가 증자를 실시해 지분 67%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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