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K팝과 콘텐츠 인기에 편승해 세계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었다면, 앞으로는 제품력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겠다는 모양새다. 업체들은 판매 지역을 넓히는 것은 물론 현지화를 통해 각국의 신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전략도 내세운다.
대상은 최근 해외 소비자 입맛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김치와 장류, 소스류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해외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과거 국내에서 수출하는 대부분의 식품이 현지에 거주하는 해외 교민과 일부 아시아계 중심으로 소비됐다면 지금은 현지인의 소비량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김치의 경우 비건 수요를 겨냥해 젓갈이 들어가지 않는 제품을 내놓고, 고추장은 서구식 식문화에 맞춰 용도와 제형을 변형했다. 글로벌 MZ세대를 겨냥해 ‘폭탄맛’과 ‘핵폭탄맛’ 등 매운맛을 강화한 제품도 선보였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소비자를 겨냥하기 위해 할랄(Halal) 인증도 획득했다.
오리온도 현지화 전략을 강조한다. 회사는 현지인 입맛을 겨냥한 신제품으로 17조원 규모 인도 제과 시장을 공략하고, 베트남에서는 신규 견과 브랜드 ‘쏙포(Sóc Phố)’로 과자에 이어 견과 시장에도 진출했다. 베트남 현지 공략을 위해 투입한 쌀 과자 ‘안(An)’ 매출액은 올해 9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4% 올랐고, 누적판매 1억1600만 봉지를 기록했다.
이들 식품기업이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까닭은 실적 때문이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대상의 경우 글로벌 매출이 2016년 6922억원에서 2020년 1조45억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오리온도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중국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베트남 매출은 전년 대비 5.1% 늘었다.
오리온은 2022년도 현지화 전략 강화를 위한 인사도 추진했다. 회사는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중국 법인 대표로 글로벌 사업 성장에 기여해 온 김재신 전무를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현지화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궈홍보 영업본부장, 천리화 상해공장장, 김영실 포장공장장, 징베이 마케팅팀장 등 현지 직원을 본부장과 팀장 직책으로 승진시켰다. 베트남 법인도 중국 법인 본부장을 역임한 박세열 전무를 신임 대표로 투입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미 식품업체들의 눈은 해외시장에 꽂혀있다”며 “국내 시장만으로 더 이상 성장세를 기록하기 어렵기 때문에 세계시장 공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중소기업들도 해외 유통 플랫폼에 납품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식품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도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F&B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교촌치킨 1호점을 열었다. 회사는 두바이를 기점으로 중동 지역 내 매장 확대를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계획 실행을 위해 현지 유통업체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Galadari Brothers Group)과 중동과 아프리카 9개국 진출을 위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SPC그룹도 최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최대 상업지역인 수디르만 중심상업지구에 파리바게뜨 인도네시아 1호점을 오픈했다. 회사는 현지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이슬람교 비중이 높은 인도네시아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모든 제품에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또 현지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파트너사인 에라자야 그룹과 합작법인 ‘에라 보가 파티세린도(Era Boga Patiserindo)’를 설립한 바 있다.
제너시스BBQ는 하와이 호놀룰루시에 BBQ매장을 열었다. 쿠오노몰점(Kuono Marketplace)을 오픈했다고 16일 밝혔다. 오픈 당일 하루 매출로만 6500달러(767만원)를 기록했다.
BBQ는 현재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텍사스, 일리노이 등 미국 내 주요지역을 포함 15개주에 진출해 있다. 운영중인 76개 가맹점을 포함해 150개의 매장이 운영을 준비 중이다.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지역은 총 250개 매장이 운영 중이거나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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