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브랜드 ‘GR’ 내세워 수익성 향상 기대 “현대차 전기차 의식…전기차 전환 시간 벌기”
토요타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신차 5종을 한번에 출시한다.
모두 브랜드 고성능 브랜드인 ‘GR'(GAZOO Racing·가주레이싱)를 내세웠다. 현대자동차의 내년 현지 전기차 양산을 의식한 ‘견제구’로 업계는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최근 인도네시아 시장에 신차 5종을 출시했다. △해치백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 △다목적차량(MPV) 등 다양한 구성을 통패 판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특히 모두 토요타 고성능 브랜드를 뜻하는 GR로 준비했다. GR은 토요타 가주 레이싱(GAZOO Racing)의 약자로 토요타가 레이싱에 열정을 불태우면서 만든 고성능 디비전이다.
이는 토요타가 현대차의 인니 완성차 공장 가동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대부분 아세안 지역에서 토요타 점유율은 현대차를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시장 1위 자리를 현대차에 빼앗기는 등 위기감도 동시에 존재한다. 특히 현대차는 아세안 시장 공략법으로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토요타 입장에서는 위기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현대차는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를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면서 전기차 시장 우위를 차지했다.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달할 정도로 관세장벽이 높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지역 내 생산 부품이 40% 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이 주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는 지난 2013년 인니 정부가 시행한 소형 친환경차 진흥책의 지원을 받아 가솔린차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마쳤기 때문에 전기차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장 전기차 경쟁력을 갖출 수는 없는 상태인 만큼 고성능 브랜드인 GR을 대거 앞세워 수익성을 높인 뒤 전기차 전환 전략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본 내에서도 토요타 등 자국 브랜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일본 자동차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 전기차를 앞세운 현대차가 진출하며 자국 브랜드가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과거 가전제품과 휴대전화 시장을 잃은 것처럼 자동차 시장도 빼앗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여기에 최근 토요타가 미국 의회를 상대로 전기차 도입을 늦추기 위한 로비를 한 사실까지 밝혀지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토요타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점유율 30.3%를 차지했다. 다이하쓰공업 17.1%, 혼다 13.8% 등 일본 완성차 브랜드 점유율은 96.8%에 달한다. <더구루>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