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전기차 허브’ 부상… 현대차·LG엔솔 이어 테슬라·바스프 진출

테슬라와 바스프가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앞서 진출한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까지 더해 인도네시아가 전기자동차 분야 핵심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은 지난 25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 회견에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곧 테슬라, 바스프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일환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테슬라와 바스프의 현지 투자 검토 계획은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지만 계약 체결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테슬라, 바스프 경영진과 잇따라 만남을 가지며 러브콜을 지속적으로 보냈다. 테슬라는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현지 정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 관련 협상을 추진했다. 이달 현지에 실무진을 파견해 구체적인 투자 논의를 매듭지은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는 라하달리야 투자조정청장과 루훗 빈사르 빤짜이따 해양조정부 장관이 직접 바스프의 독일 본사를 방문해 투자를 독려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양극재 핵심재료인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의 주요 생산국으로 기업 입장에서도 배터리 공장 건설 추진을 위한 좋은 선택지다. 특히 니켈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확인된 매장량만 6억9800만t에 이른다.

LG에너지솔루션과 CATL 등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일찌감치 인도네시아 진출을 선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전기차 공급망을 포함해 98억 달러(약 10조8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CATL도 오는 2024년 가동을 목표로 현지 배터리 공장 구축 등을 위해 52억 달러(약 5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지 정부도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전기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4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전기차 주요 수출 및 생산국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전기차 관련 4개의 주요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모이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 생산 업체인 테슬라가 배터리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게 되면 배터리 시장 생태계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의 지난해 1~11월 세계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 따르면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파나소닉,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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