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속에 화교사회 무감각한 한인사회

한인포스트 사설

(Wednesday, July 16, 2014)

지난 12일 주말 행사장에 초청을 받은 화교 중견 경제인 O 회장은 비가 온다는 이유로 골프를 중단하고 귀가를 서둘렀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한인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그가 전한 화교사회는 그야말로 폭풍전야처럼 보였다.

오는 22일 선관위의 최종 대선결과 발표를 앞두고 화교사회가 심상치 않다는 것. 개표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하지 않고 결과만 공지하겠다는 것에 화교사회는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정부와 선관위는 국민들과 양 측 지지자들이 선동될까 우려해서 일부러 결과발표만을 결정했는데 이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O 회장에 따르면 화교들은 매일 모임을 갖고 정보를 교환한다고 한다. 현재 화교권에서 돌고 있는 대선 출구전략 시나리오는 상당부분 루머성 시나리오이며 현실적으로 적용될 요지가 적고 외국인으로 공개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본지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

상당부분의 화교인사들은 이미 출국을 했거나 출국준비중이었다. 지난주 소피안 경총련 회장도 “현 정국을 우려하여 많은 화교들이 출국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투표권이 없는 한국인 사회에 비해 유권자인 화교권이 그동안 이번 대선과 총선에서 얼마나 세몰이와 선거유세를 했는지 짐작이 간다. 그래서 한인사회와 화교권의 분위기는 전혀 다를 수 있다. 문제는 무슨 일이 발생한다면 피해는 결코 한인사회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13일 현지언론 detik닷컴에 따르면 족자왕국은 만일 일어날 폭동사태에 대비하는 특별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9일 대선이후 10일부터 외환시장에 반짝 루피아화가 강세로 돌아가다가 14일 월요일부터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다.

O회장은 한인사회에게 “현지인과 자극적인 정치적 논쟁은 하지말라, 최소한 1주일 비상식량을 준비해라, 가급적 현금을 보유해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라, 22-25일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라, 정확한 소식통을 준비해라. 이런 것들은 그냥 르바란을 준비한다고 편하게 생각하라”고 전했다. 결국 O회장은 서둘러 자리를 떴고 진짜 이유는 전 가족이 출국해야 하기 때문이라 밝혔다.

문제는 5만 한인사회다. 이런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겠지만 그 어느 분도 이러한 분위기를 직감하고 있는 분은 없었다. 몇 분은 “그런 이야긴 들었지만….설마”이다.

대선 시국에 대처하는 인도네시아 한인사회는 화교권에 비해 무감각한 것 같다. 분명 잘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지만 만일하나 이런 무방비 상태에서 어떤 일이 발생된다면 이는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 시국정황은 98사태와 분명 다르지만 한인사회 대응책이 없다면 98사태와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가정은 가정대로, 회사는 회사대로, 단체는 단체대로 필요한 것을 준비하고,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차후 안전사고에 나름의 대비를 해야한다.

22일은 불과 며칠밖에 안 남았고 전국민이 이동하는 르바란 하리라야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르바란 기간 지역별로 지지자들이 세몰이를 할 수 있어 이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인도네시아 한인동포사회. 부디 대선정국이 잘 해결되어 외국인들이 고국처럼 마음 편하게 일하면서 인도네시아 국민들과 우정을 나누며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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