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인도네시아의 ‘위안부’ 이야기』

일본군에 의해 부루(Buru)섬에 갇힌 여인들의 삶

원제 명이 『군부 압제 속의 처녀들 – 부루(Buru)섬의 기록』 (Perawan Remaja dalam Cengkeraman Militer – Catatan Pulau Buru)이며 인도네시아어로 되어 있는 책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인도네시아어를 전공한 김영수가 우리말로 번역하고 <동쪽나라>에서 『인도네시아의 ‘위안부’ 이야기 – 일본군에 의해 부루(Buru)섬에 갇힌 여인들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하였다.

책의 내용은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인도네시아 동부, 말루꾸(Maluku) 제도에 있는 부루(Buru)섬에 일본군 성 노예 위안부로 갇혀 있다가 일본이 패망한 후에도 어쩔 수 없이 귀향하지 못하고 현지 원주민 사회에 동화된 후 흔적 없이 사라져간 자바 지역 출신 여성들의 질곡의 삶을 논픽션으로 담아낸 것으로 총 299쪽 분량에 관련 사진이 함께 게재되어 있다.

본 논픽션 집필은 1969년부터 10년 넘게 부루섬에 반체제 정치범으로 몰려 격리 수용된 인도네시아의 세계적인 문학가이며 생존 시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자로 여러 차례 추천된 쁘라무디야 아난따 뚜르(Pramoedya Ananta Toer)(1925-2006)가 현지에 먼저 와 있던 위안부 출신 여성들과 작가를 포함하여 그의 동료들이 직, 간접으로 만난 결과를 한 자, 한 자 정리한 것이다.

본 책이 갖는 의의로는 ‘위안부’에 대한 세계 최초의 논픽션이라는 점을 들 수 있고 해외에서 귀국하지 못한 한국 출신 일본군 성 노예 위안부들이 어떻게 현지화 되어 갔는지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계기 마련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책에는 한국 ‘위안부’ 출신인 정서운 할머니(1924-2004)가 일본에 의해 끌려와 성 노예 위안부로 참담한 생활을 했던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 암바라와(Ambarawa)에 아직도 폐허로 남아 있는 위안소 사진과 사연이 인도네시아 ‘위안부’ 약사, 한국의 ‘위안부’ 약사와 함께 실려 있어 폭 넓은 시각으로 ‘위안부’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아울러서 이번 『인도네시아의 ‘위안부’ 이야기』 출간이 과거 사, 특히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와 정당한 배상을 집요하게 회피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됨은 물론 ‘위안부’에 대한 우리들의 시야가 더 깊게 심화될 수 있는 계기 마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우리말 번역 출간에 대한 약정 조인이 자카르타에 소재하고 있는 한인니문화연구원(원장 사공 경. 책자구입)에서 작가의 딸인 아스뚜띠 아난따 뚜르(Astuti Ananta toer)가 참석 아래 진행되었다.

√ 역자 후기
B77777이 논픽션은 인도네시아 수하르또(Suharto) 대통령 집권 시, 반체제 세력으로 내몰려 정치범으로 집단 억류된 개인들이 같은 장소에 먼저 와 잔류해 있었던 일본군 성노예 위안부 출신 인도네시아 여성들과의 직, 간접으로 진행된 접촉 결과이다.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간애와 인권을 망각한 집단이 전쟁이라는 광기로 자행한 집단납치, 집단강간, 집단유기, 그리고 그 결과로 야기된 인신매매를 당한 성노예 종군 위안부 출신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처절한 삶에 대한 기록인 것이다.

제한된 시간과 자유롭지 못한 공간 속에서 간헐적으로 이루어진 접촉 결과를 수기(手記)로 나누어 작성했기 때문에 원문(原文) 안에서는 어쩔 수 없는 오류가 발견되었다. 특히 중복기록과 오기(誤記) 그리고 문장 흐름이 뒤엉키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이를 번역 과정에서 수정 보완을 하면서 작업을 진행했다.

그 작업의 결과인 이 작은 번역물이 아직도 일본군 성노예 종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와 타당한 보상을 집요하게 거부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대해 또 하나의 객관적인 역사 기록으로 그들을 압박할 수 있는 효과적인 증빙 자료로 활용되길 바라고 있다.

확실한 사실은 그 수를 알 수 없는 인도네시아 처녀들(주로 자바지역 출신)이 1943년 부루(Buru) 섬으로 일본군 성노예 위안부로 끌려들어 간 후, 한 명도 귀향하지 못한 채 이제는 흔적조차 없다는 것이다.(인도네시아 종군 위안부 문제 연구가 Mrs. Eka Hindrati 2019년 5월 17일 확인)

끝으로 평생을 꿈으로 그렸던 귀국, 귀향을 이루지 못하고 타국의 외진 곳에서 끝 모를 한을 품고 질곡의 삶을 살다가 스러져 간, 한국, 인도네시아 출신을 포함한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성노예였던 모든 종군 위안부들 영전(靈前)에 명복을 빌면서 이 기록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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