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비리 의혹’ 누스론 와힛 토지공간장관, KPK 소환 불응 속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출국

누스론 와힛(Nusron Wahid) 토지공간장관 겸 국가토지청장 Menteri Agraria Tata Ruang (ATR)/Kepala Badan Pertanahan Nasional (BPN), Nusron Wahid.(Dok. Kementerian ATR/BPN)

인도네시아 보고르(Bogor) 지역 내 부동산 개발사 ‘PT 수마레콘 아궁(PT Summarecon Agung Tbk)’의 건물사용권(HGB) 취득 비리 의혹과 관련해, 핵심 참고인인 누스론 와힛(Nusron Wahid) 토지공간장관 겸 국가토지청장이 부패방지위원회(KPK)의 소환 조사를 연이어 불응한 채 해외로 출국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이민교도부 산하 출입국관리총국에 따르면, 누스론 장관은 최근 바탐(Batam)을 경유해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말레이시아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헨다르삼 마란토코(Hendarsam Marantoko) 출입국관리총국장은 이날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스론 장관이 수행원들과 함께 바탐을 거쳐 싱가포르 및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공무를 수행한 사실을 모니터링했다”고 밝혔다. 다만 출입국당국은 누스론 장관의 현재 귀국 여부 및 정확한 입국 시점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헨다르삼 총국장은 “현재까지 법 집행 기관으로부터 누스론 장관에 대한 공식적인 출국금지 요청은 접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누스론 장관은 앞서 지난 7일 KPK의 1차 참고인 소환에 내부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한 데 이어, 재소환 통보를 받은 15일에도 해외 공무 출장을 사유로 출석 연기 신청서를 제출하고 응하지 않았다. 누스론 장관의 측근 인사들을 포함해 전·현직 공직자와 기업 관계자 등 총 8명이 이미 뇌물 수수 및 공여 혐의로 입건돼 구속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주무 부처 수장의 연이은 불출석을 두고 수사 회피성 출국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시민사회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반부패사회연대(MAKI)의 보이아민 사이만(Boyamin Saiman) 코디네이터는 “누스론 장관은 KPK 2차 조사를 하루 앞둔 14일 바탐을 거쳐 해로로 싱가포르에 들어간 뒤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로 이동했다”며 구체적인 경로를 폭로했다. 이어 “해당 출장은 일정이 급조돼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공식 승인도 받지 않은 채 강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보이아민 코디네이터는 19일 오후 누스론 장관이 자카르타 토지공간부 청사에 복귀한 정황이 포착된 만큼, KPK가 신병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PK는 즉시 누스론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단행하고 강제 구인 등 단호한 법 집행을 통해 수사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KPK는 현재까지 누스론 장관에 대한 강제 구인 여부 등 공식적인 추가 조치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어, 향후 수사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