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최근 동시에 격화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갈등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공격 수위를 높이며 5년째 이어지고 있는 전쟁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쟁의 불길이 다시 거세지면서 국제 유가와 밀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에너지·식품 가격의 상승은 물가를 직격해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 격화하는 ‘두 전쟁’…강대강 충돌 양상
미국과 이란은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전쟁 발발 이후 약 4개월 만에 종전 MOU를 체결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다시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돌아갔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유조선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계기로 양국이 대규모 공습과 보복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지역에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군의 대이란 공세는 호르무즈 해협 부근의 이란 남부, 남서부 해안에서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과 내륙 지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란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16일 새벽 이란 중서부 로레스탄주 호라마바드시, 마르카지주 혼다브시, 북부 셈난주 등 내륙 곳곳에서 강력한 폭발음이 들렸다. 이들 지역에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생산 시설과 우주 프로그램 관련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로부터 지상군 투입 작전 시나리오를 보고받았다는 미국 언론 보도도 있었다.
이란도 주변 걸프 국가들의 미군 시설 등을 겨냥한 즉각적인 군사 보복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이란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과 함께 주요 에너지 수송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위협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취약한 방공망을 틈타 키이우 등 후방 도심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드론을 앞세워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잇따라 타격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자 보복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크림반도 등에서는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3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몇 배 더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공방이 격화하면서 민간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HRMMU)에 따르면 지난 달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는 최소 293명, 부상자는 1천990명으로, 전쟁 초기인 2022년 4월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는 1천396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러시아에서는 민간인 25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란전쟁 여파로 올해 3월 이후 사실상 중단된 종전 협상 논의도 재개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인플레이션 또 자극하는 전쟁
전쟁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지는 형국이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격화는 즉시 국제유가 불안에 불을 지폈다.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해상 봉쇄 재개를 선언하자 국제유가는 10% 가까이 급등했다. 전날인 12일에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80.54달러로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와 아조우해 일대에서 서로 해상 운송망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곡물 가격도 출렁대고 있다. 흑해와 아조우해는 각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주요 곡물 수출 통로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고립시키고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보급을 차단하기 위해 아조우해로 오가는 연료 보급선 등을 겨냥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으로 꼽히는 러시아의 밀 수출량 가운데 최대 4분의 1이 아조우해를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거점인 오데사 등 흑해 항구를 집중 타격해왔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오데사 항만의 곡물 수출 능력이 3분의 2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량의 약 6%, 옥수수 수출량의 약 11%를 차지하는 주요 곡물 생산국이다.
흑해와 아조우해에서 긴장이 고조되면서 15일 시카고 밀 선물 가격은 3.1% 상승해 2024년 5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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