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노동법에 계약직·아웃소싱 포함 예고… 미·인니 무역협정 이행 및 헌재 결정 후속 조치 병행 추진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 Menteri Koordinator Bidang Perekonomian Airlangga Harta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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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최대 근무 기간 1년 제한·핵심 사업 아웃소싱 금지 요청 반영… 노동계는 “의도 면밀히 검토해야” 신중론

인도네시아 정부가 미국과의 상호무역협정(ART) 이행 및 헌법재판소(MK)의 결정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일정 기간 근로 계약(PKWT·Perjanjian Kerja Waktu Tertentu) 제도와 아웃소싱 인력 활용에 관한 규정을 새로운 노동법(UU) 체계 안에 전면적으로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에어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이 이를 직접 확인함으로써, 향후 인도네시아 노동 시장 구조에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 조정장관, 신규 노동법 준비 중 공식 확인… “미국 요청 사항도 반영”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은 지난 2026년 3월 5일(목) 노동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현재 새로운 노동법 제정을 준비 중이며, 해당 법안에는 미국 측이 요청한 두 가지 핵심 노동 조항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를랑가 장관은 “현재 새로운 노동법을 준비 중입니다. 미국과의 합의 요청 사항도 새 노동법에 포함될 것입니다”라고 명확히 언급하며, 이번 입법 작업이 대외적인 통상 협력과 국내 헌법적 요청을 동시에 충족하기 위한 복합적 성격의 절차임을 강조했다.

미국 측이 상호무역협정(ART)을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에 요청한 핵심 노동 조항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핵심 사업 분야(core business)에서의 아웃소싱 또는 외주 근로자 사용을 제한하도록 하는 시행령 마련이며, 둘째는 일정 기간 근로 계약(PKWT)의 최대 계약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고, 해당 기간이 지난 이후에는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고용 관계를 종료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아이를랑가 장관은 “헌법재판소가 노동 관련 조항들을 일자리 창출법(Omnibus Law Cipta Kerja)으로부터 분리하도록 명령한 만큼, 향후 이를 모두 새 노동법에 통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즉, 이번 신규 노동법 제정은 단순한 대외 통상 압력에 의한 조치가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사법적 결정에 대한 국내법 정비 의무와 맞닿아 있는 복층적 입법 과정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 미·인니 상호무역협정(ART) 속 노동 조항… 무역 넘어 고용 구조까지 영향

인도네시아와 미국 간에 체결된 상호무역협정(ART) 문서를 살펴보면, 양국 간 무역·관세 규정 외에도 인도네시아의 노동 제도에 관한 미국 정부의 구체적인 요구 사항이 명기되어 있다.

특히 협정 제2조 32항에는 인도네시아가 핵심 사업 분야에서 아웃소싱 기업 활용을 제한하는 시행령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미국 정부가 2023년 옴니버스법 일자리 창출법의 시행 지침에 해당 제한 조항을 삽입할 것을 공식 요청한 것에 해당한다.

또한 협정 문서에는 “비상시적(non-temporary) 업무에 한해서만 계약직 근무를 허용하며, 최대 기간은 1년으로 한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 이는 기존 일자리 창출법이 PKWT를 최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해 온 것과 비교할 때 사실상 대폭적인 축소를 의미한다.

기존 제도 하에서는 계약직 근로자가 사실상 수년에 걸쳐 고용 불안 상태에 놓일 수 있었으나, 새로운 규정이 시행될 경우 기업들은 장기 인력 수요에 대해 보다 신속하게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처럼 미·인니 무역협정이 단순한 관세 및 시장 접근 규범을 넘어 상대국의 국내 노동 제도에까지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형태의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은, 국제 통상 협정의 범위와 그 파급력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헌법재판소 결정과의 연계… 법적 이중 의무 속 입법 절차 본격화

이번 신규 노동법 제정은 대외적 통상 협정 이행 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 제168호(Putusan MK Nomor 168)는 기존 일자리 창출법에 포함된 노동 관련 조항 중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된 다수의 조항을 취소하거나 수정을 명령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또한 노동 관련 규정을 일자리 창출법이라는 방대한 옴니버스 법안 안에 혼재시키지 않고, 별도의 독립적인 노동법 체계 내에서 규율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인도네시아 국회(DPR)는 현재 새 노동법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미국이 요청한 두 가지 조항 역시 해당 법안 초안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아이를랑가 장관은 확인했다. 국회(DPR)는 올해 안에 노동법 개정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의회 휴회 이후에는 복수의 노동조합 연맹들과 공동 팀(tim gabungan)을 구성하여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입법이 아닌 사회적 대화(tripartite dialogue)의 형식을 취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노동계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법안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노동계, 신중한 입장… “의도 불분명, 면밀한 검토 필요”

한편, 인도네시아 최대 노동조합 단체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노동조합총연맹(KSPI·Konfederasi Serikat Pekerja Indonesia) 의장이자 노동당(Partai Buruh) 대표인 사이드 이크발은 이번 상호무역협정(ART)의 노동 관련 조항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촉구하면서도, 단순한 찬반을 넘어 신중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사이드 이크발은 PKWT 최대 근무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고 아웃소싱 인력을 제한하도록 요구하는 해당 조항이 서로 상반된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내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해당 조항이 인도네시아 근로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역설적으로 인도네시아 국내 노동력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 제품 및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려는 저의가 담겨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근로자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인도네시아 제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려는 것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인도네시아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것인지, 해당 조항에 내포된 의미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라는 사이드 이크발의 발언은, 국제 협정이 노동권 강화의 외양을 띠면서도 실질적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노동계의 경계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이드 이크발은 다만, 만약 해당 조항이 실질적으로 인도네시아 근로자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KSPI와 노동당은 이를 지지할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반면, 국내 노동력의 경쟁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면 정부는 반드시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헌재 결정 승소 이력 강조한 노동계… “대외 협정 없이도 정부가 이행해야 할 의무”

사이드 이크발은 아웃소싱 제한과 관련하여 이미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 제168호를 통해 법적 근거가 마련된 상태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이행하는 것은 미국과의 무역협정 여부와 무관하게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내 법적 의무로서 반드시 수행해야 할 사안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해당 헌법재판소 결정이 노동당, KSPI, KSPSI 안데가니(KSPSI Andi Gani), FSPMI(인도네시아 금속노동자연맹) 등이 공동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한 결과물임을 밝히며, 노동계가 사법적 채널을 통해 이미 관련 권리를 공식적으로 확인받은 바 있음을 상기시켰다.

사이드 이크발의 이러한 발언은 노동계가 이번 신규 노동법 제정 과정을 단순한 통상 협력의 부산물로 받아들이기보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 이미 확립된 노동 권리의 제도적 구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동시에, 만약 새 노동법이 헌재 결정의 취지를 충실히 반영하지 않거나 미국 요청을 빌미로 오히려 노동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입법된다면 노동계가 적극적으로 반발에 나설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 노동 구조 개편의 분수령이 될 신규 노동법

이번 신규 노동법 제정 과정은 인도네시아 노동 시장 구조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는 수백만 명의 근로자가 PKWT 계약 또는 아웃소싱 형태로 고용되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고용 불안정성과 제한된 법적 보호 속에 놓여 있다는 점이 장기간 노동계의 핵심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

미국의 요청대로 PKWT 기간이 최대 1년으로 제한된다면, 기업들은 단기 계약직 고용의 반복을 통한 정규직 전환 회피 관행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게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정규직 고용 비율을 높이고 근로자 보호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반면, 인건비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경영계와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아웃소싱 제한 역시 특정 산업군에서 상당한 구조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간 아웃소싱은 기업들이 핵심 역량에 집중하면서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왔으나, 새 법안이 핵심 사업 분야에서의 아웃소싱 활용을 제한한다면 기업들의 인력 운용 전략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러한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대외 통상 협정의 이행 의무, 헌법재판소의 사법적 요청, 그리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상반된 입장을 모두 수렴하는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회(DPR)와 정부가 올해 안에 법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후 노동조합 연맹들과의 공동 협의 과정이 법안의 최종 내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AI 경영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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